타히티 하면 그나마 떠오르는 그림은 '폭로에 따른 논란'이다. 이 또한 논란이 실시간으로 불거진 당시에만 국한될 뿐 타히티가 걸그룹인지 조차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다소 의뭉스러운 멘트와 함께 전해진 센터 지수의 탈퇴 고백과 함께 지수를 향한 멤버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지수 대 타히티'의 진흙탕 싸움이 발발됐다. 지수는 글을 남긴 순간 '조용한 탈퇴'를 할 수 없게 됐고, 멤버들 역시 '조용히' 넘어가지 않았다. 곪았던 상처가 터지면서 누구 하나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게 됐다.
앞서 지수는 자신의 SNS에 '지난 몇 개월 동안 정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힘든 나날들을 겪었어요. 앞으로 팬분들 앞에 더 이상 타히티 지수로 다가서지는 못할 거 같아요'라는 글을 남겼다. 사실상 타히티 탈퇴 선언이었다.
이에 타히티 멤버 민재와 미소는 지수를 향한 섭섭한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미소는 대중과 팬이 아닌 지수에게 직접 하고자 하는 말을 적는 방식으로 글을 적어 그 답답한 속내를 조금 더 공감하게 했다. 미소는 '일본 콘서트 일정 불과 며칠 전, 아무런 예고없이 연락이 두절된 너. 누구의 연락도 받지 않고 영문도 모른 채 우린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출국 당일 날까지 밤을 새가며 네 명 동선으로 다시 맞춰 연습을 했지. 그 후로 몇 달이 지나도 너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알 길이 없었어. '기다려 달라'는 등 제대로 된 상황 설명 하나없이 단체 대화방 마저 나가버린 너. 바보같은 회사에서는 니가 '아파서 입원했으니 힘들어도 조금만 더 고생하고 기다리자'고 했어. 타히티가 그만두고 싶고, 이 회사가 나가고 싶었던 거라면 정정당당하게 위약금 내고 나갔어야지.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하루라도 약을 안 먹으면 고통스러워하는 멤버를 몇 년째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지냈으면서 공황장애라는 단어를 이용해? 너의 그 가식적인 거짓말이 더 끔찍해'라며 일련의 상황을 상세하게 밝혔다.
미소는 '우린 불과 며칠 전까지만해도 막연히 지수가 다시 타히티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바보 같은 사람들일 뿐이에요. 이제 진짜 상처 받은 사람이 누구고, 위로 받아야 할 사람이 누군지 아시겠어요?'라며 억울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소속사는 연락이 두절됐던 지수에게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위한 내용증명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멤버들을 위해, 또 지수를 위해 의미없는 시간을 흘려 보내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에 지수는 변호사 측을 통해 '계약해지'라는 자신의 입장이 담긴 내용증명을 전달한 상황.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타히티와 지수가 더 이상의 공개적 폭로와 다툼 없이 각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지, 또 타히티는 상처를 딛고 무대 위에서 사랑받는 걸그룹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지 그토록 원했던 업계 안 팎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타히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