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에서 종현의 영결식과 발인식이 엄수됐다. 친형제 같았던 샤이니 멤버들은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멤버 민호는 위패를 들고 키, 온유, 태민 다른 멤버들은 운구함을 들었다. 슬픔을 아무리 삼켜내려고 해도 쏟아져 내리는 눈물까지 막을 수 없었다. 멤버들은 유족들, SM엔터테인먼트 식구들과 함께 계속 마르지 않는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종현이 세상과 작별인사를 했다. 불과 8일 전 솔로 콘서트에서 팬들과 소통했던 종현. 그의 섬세한 감성과 음악은 이날 공연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지막 무대에서 객석을 바라보며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고 아련한 표정을 지었을 때도 팬들은 그저 무대를 마치는 아쉬움 정도라 생각했다. 하지만 종현은 그 순간에도 마주할 고통을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고인은 이번 콘서트에서 신곡을 선보였다. 내년 SM엔터테인먼트 컴백 첫 주자로 준비 중이었던 종현은 1월 컴백에 대해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미발표곡 5곡을 선물했다. 그 중 '환상통(Only One You Need)'이 포함됐다. 환상통(헛통증)은 몸의 한 부위나 장기가 물리적으로 없는 상태지만 마치 있는 것처럼 느끼는 감각을 의미한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가 사라진 것에서 오는 아픔을 느낄 때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만든 곡"이라고 곡 소개를 했다. 그 순간은 몰랐지만, 지나고보니 자신이 떠난 후 남겨진 가족들과 팬들, 또 사랑했던 사람들을 위한 곡으로 해석된다.
종현은 미소가 참 밝고 예뻤다. 하지만 어느 순간 종현의 미소 뒤엔 슬픔이 있었다. 약 3년간 MBC 라디오 '푸른밤' DJ를 할 때 그의 우울한 감정상태를 눈치챈 팬들도 있었다. 다만, 어느 정도인지 예측하지 못 했을 뿐. 종현은 유서에서 그간의 힘든 점을 토로했다.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 게 나아. (중략)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이라는 내용이었다.
종현은 '환상통'을 선물로 남겼지만, 그의 빈 자리는 어떤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없는 상태지만 마치 있는 것 처럼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올 수 있을까. 그가 떠난 뒤, 슬픔만 가득하다.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