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7일 LG와 FA 계약하며 이적한 김현수의 보상선수를 지명했다. 우완 투수 유재유(20)가 주인공이다. 두산 관계자는 "미래 전력 확보와 즉시 전력 투입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충족하기 위한 결정이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유재유는 2016년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전체 7순위)에 지명됐다. 지명 순위에서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투구폼이 유연하고 투구 밸런스에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상훈 LG 코치가 지휘하는 피칭 아카데미의 초대 수료생이다. 데뷔 첫해 1군 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최근 2시즌(2016~2017년) 동안 10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9.26을 기록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선 21경기에 등판해 1승4패1홀드5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8.07.
두산은 투수력 보강이 필요하다. 베테랑 불펜투수 정재훈이 은퇴했고 김성배는 방출됐다. 김승회는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지만 아직 계약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내부 FA 민병헌이 롯데로 이적하며 얻은 보상선수 지명 기회에선 외야수 백민기를 선택했다. 즉시 전력감이 대부분 보호선수로 묶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LG가 보낸 명단에선 유재유가 빠져 있었다. 야수 자원이 풍부한 두산은 투수로 선택의 폭을 좁혔다. 몇 년 동안 상위권을 지키면서 2차 드래프트에서 순번이 밀렸다. 앞 순위 투수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젊으면서도 당장 1군에서 뛸 수 있는 투수를 얻었다. 이영하· 박치국· 김명신 등 1~2년 차 투수들과 경쟁 시너지도 기대된다. 김태형 감독도 "만족스러운 지명이다"고 했다.
LG는 2년 동안 키운 선수를 놓쳤다. 김현수를 영입해 공격력을 보강했지만 팀이 추진하고 있는 리빌딩엔 다소 차질을 빚을 전망. 세대 교체 주자 가운데 한 명이 이탈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주축 선수뿐 아니라 유망주도 묶어야 했다. 순번을 매길 수 밖에 없었다. 2017년 1차 드래프트로 지명한 고우석, 2차 1라운더 손주영은 마운드 주축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재유는 이들에게 밀린 것으로 보인다.
새 출발을 앞둔 유재유는 "입단한 팀을 떠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기회로 삼겠다. 좋은 평가를 해준 두산에 감사하다. 1군에서 더 많은 경기에 등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