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 KBS홀에서 '2017 KBS 연기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사회는 남궁민·이유리·박수홍가 맡았다.
지난 9월 시작된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KBS 연기대상'은 4시간이 넘게 2017년 KBS 드라마를 빛낸 배우들을 집중 조명했다.
KBS는 어느 때보다 막강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을 제외하고 '드라마 풍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화제작을 배출해냈다. 이 때문에 시상식은 알찼다.
'드라마 풍년'인 만큼 쟁쟁한 후보들이 대상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결국 대상은 공동 수상이었고 그 영예는 김영철와 천호진에게 돌아갔다.
김영철은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열연을 펼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17년 전 궁예로 큰 사랑을 받았던 게 생생한데 이렇게 또 큰 영광을 받았다. '아버지가 이상해'와 같은 좋은 작품을 만난 덕이다. 6개월 동안 '아버지가 이상해'가 큰 사랑을 받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아버지가 이상해'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이 트로피를 쪼개서 가져가라"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천호진은 '황금빛 내인생'에서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샀다. 그는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다. 제가 감히 이 상을 받게 되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다"며 "이 상은 이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심으로 이 상을 전해드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연애할 때 지키겠다는 약속을 34년 만에 지켰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또 만나서 사랑하고 싶다"며 자신의 아내에게 사랑꾼 면모도 보였다.
최우수상은 남궁민과 이유리·정려원이 차지했다. '김과장'으로 큰 화제를 끌었던 남궁민은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계속 꿈꾸고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이뤄질 거라는 걸 같이 느끼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연기에 대한 순수함을 놓치지 않겠다. 어떤 작품이든지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도전하고 심장이 뛰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정려원은 "마이듬 검사를 맡아서 2017년 분에 넘치게 행복했던 정려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올해는 대상이라고 가볍게 던졌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마녀의 법정'은 성범죄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룬다. 성범죄는 감기처럼 사회에 만연에 퍼져있지만 드러나지 않는 범죄다. 이 드라마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높였으면 좋겠다. 드라마로 많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특히 한예슬, 손담비 등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유리는 "배우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연기하기 힘든데, 계속 캐스팅해주는 감독님 작가님 감사하다"며 "'아버지가 이상해'의 우리 아버지는 이상하지 않다. 8개월 동안 행복하고 화기애애하게 촬영했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우수상은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미니시리즈 부문엔 박서준·김지원·장나라가, 장편드라마 부문엔 박시후·신혜선이 받았다. 중편드라마 부문엔 이동건·준호·조여정, 일일극 부문엔 김승수·송창의·명세빈·임수향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많이 호명됐던 드라마는 '쌈, 마이웨이'였다. 무려 8관왕을 거머쥐며 2017년 화제작임을 입증했다. 남녀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상·베스트 커플상·OST상·네티즌상·신인상·남녀 조연상 등 총 8개 부문을 싹쓸이 했다.
특히 박서준과 김서준은 우수상·베스트커플상·네티즌상을 동반 수상하며 감격에 겨워했다. 박서준은 "작년에 이때 시상을 했는데, 수상을 하게 돼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작품에 매료 되서 선택하게 됐다. 좋은 분들을 만나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의 기회가 생긴다면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 얼마 전에 아버지께서 '내가 이제는 밖에서 내 이름이 불리는 게 아니라 박서준 아버지라고 불린다'고 말씀하셨다. 표현하지 못하는 아들이라서 이런 자리에서나마 표현하고 싶다. '아버지 당신이 없었으면 나도 없었다.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지원은 "소중한 자리라는 걸 깨닫게 됐다"며 고마운 분들을 일일이 언급했다. 이어 가족과 스태프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좋은 연기자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며 각오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