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대 리그(스페인 프리메라리가·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탈리아 세리에 A·독일 분데스리가·프랑스 리그 1) 통틀어 0패를 기록한 팀은 단 두 팀이다.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프리메라리가(라리가)의 바르셀로나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 두 팀은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았다. 이미 리그 우승 경쟁은 끝났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맨시티와 바르셀로나가 꿈의 '무패 우승'을 일궈 낼 수 있을까.
맨체스터 시티
맨시티는 2017~2018 EPL 22라운드를 치른 현재 20승2무, 승점 62점으로 독보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점은 47점에 불과하다. 맨시티와 무려 15점이나 차이가 난다. 올 시즌 EPL 우승은 사실상 결정된 것과 같다. 맨시티는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그들의 종착역은 잉글랜드 축구 세 번째 '무패 우승'이다.
잉글랜드 풋볼리그(EPL 전신) 원년인 1888~1889시즌 프레스턴 노스 엔드는 18승4무를 기록하며 잉글랜드 사상 첫 무패 우승을 일궈 냈다. 그리고 115년 뒤 두 번째 팀이 등장했다. EPL이 출범한 뒤 최초의 무패 우승팀, 바로 2003~2004시즌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26승12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내며 무패 우승이라는 영광을 품었다. '킹'으로 불린 티에리 앙리(41)를 필두로 데니스 베르캄프(49)·파트리크 비에라(42) 등 초호화 멤버들이 EPL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맨시티 멤버도 화려함의 극치다. 라힘 스털링(24)·세르히오 아구에로(30)·케빈 더 브라위너(27)·다비드 실바(32) 등 맨시티는 최강의 스쿼드를 꾸렸다.
맨시티는 리버풀과 오는 15일에 안필드에서 펼쳐지는 23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리버풀은 현재 승점 44점으로 4위의 강호다. 무패 우승의 고비 중 하나다. 맨시티가 리버풀을 잘 넘긴다면 무패 우승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리버풀 다음 상대들 대부분이 하위권이기 때문이다. 24라운드 뉴캐슬(13위), 25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19위), 26라운드 번리(7위), 27라운드 레스터 시티(8위) 등 맨시티에 크게 위협적인 팀은 없다.
28라운드부터 맨시티에 가장 큰 고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28라운드에서 아스널(6위)과 격돌한 뒤에 29라운드에서 첼시(3위)와 만난다. 아스널과 첼시 2연전을 넘어선다면 맨시티의 무패 우승은 사정권 안에 들어올 수 있다.
많은 팬들이 14년 만에 EPL 무패 우승팀을 기다리고 있지만 수장 호셉 과르디올라(47) 감독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 중이다. 그는 "EPL에서 무패로 시즌을 마치는 것은 환상적인 업적이다. 무패 우승을 달성한 아스널은 정말 대단한 팀이었다"고 아스널을 극찬한 뒤 "나는 올 시즌에 맨시티가 무패로 우승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무패 우승은 어렵다. 현재와 2004년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15승3무, 승점 48점으로 라리가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위치했다.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승점은 39점. 바르셀로나와 9점 차가 난다. 이 정도 격차는 바르셀로나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이상 뒤집기 힘들다. 바르셀로나의 리그 우승을 조심스럽게 점칠 수 있는 이유다.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32점으로 4위로 밀려나 있다. 바르셀로나와 무려 16점 차가 난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리그 경쟁은 이미 끝난 셈이다.
바르셀로나 역시 라리가 세 번째 무패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라리가 최초의 무패 우승은 1929~1930시즌 아틀레틱 빌바오가 달성했다. 당시 10개 팀이 리그에서 경쟁을 펼쳤고 아틀레틱 빌바오는 12승6무를 기록,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931~1932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10승8무로 두 번째 무패 우승팀으로 이름을 남겼다. 이후 라리가에 무패 우승팀은 등장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가 86년 만에 무패 우승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또 바르셀로나는 1987년에 라리가가 20개 구단으로 확대된 뒤 최초의 무패 우승 영광을 노리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일정은 순탄하다. 당분간 강팀과 맞대결이 없다. 오는 15일부터 레알 소시에다드(12위)와 19라운드를 시작으로 20라운드 레알 베티스(10위), 21라운드 데포르티보(18위), 22라운드 에스파뇰(14위), 23라운드 헤타페(11위), 24라운드 에이바르(7위), 25라운드 지로나(13위), 26라운드 라스팔마스(20위)와 일전을 펼친다.
그리고 27라운드에서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운명의 한판 대결이 열린다. 이 경기를 무패로 넘어선다면 바르셀로나의 무패 우승은 현실화될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기보다 더욱 강력한 팀으로 발전했다. 리오넬 메시(31)가 건재한 가운데 부진의 늪에 빠졌던 루이스 수아레스(31)가 살아났다. 메시는 16골, 수아레스는 11골을 넣으며 라리가 득점 순위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최고의 유망주 오스만 뎀벨레(21)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겨울 이적 시장에서 필리페 쿠티뉴(26) 영입까지 성공했다. 유럽 최강의 공격 라인을 완성한 바르셀로나다. 그들의 질주엔 브레이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