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구석구석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지만 유독 수입차 업계만은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난해 연간 1만 대 판매를 넘는, 이른바 '1만 대 클럽' 가입 브랜드가 쏟아졌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메르세데스 벤츠·BMW·렉서스·토요타·혼다·포드·랜드로버 등 총 7개가 '1만 대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연간 목표치(6만 대)를 초과한 6만8861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22.2% 증가한 수치다. 수입차 역사상 최다 판매 신기록이기도 하다. 중형 세단 E클래스의 주력 트림(E300 4매틱)이 연간 7213대가 판매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라이벌 BMW(5만9624대)도 전년 대비 23% 판매량을 늘렸다. BMW의 한국 시장 진출 이래 최고 기록이다. 중형 세단 520d는 지난해 베스트셀링카(9688대)에도 등극했다.
이어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정지로 '무주공산'이던 3~4위 자리를 차지한 한국토요타도 '1만 대 클럽'에 올랐다. 렉서스(1만2603대)·토요타(1만1698대) 별도 브랜드가 각각 따로 1만 대 판매를 초과했다.
미국차 브랜드에서는 포드가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해 1만727대를 판매, 지난해에 이어 1만 대 클럽을 유지했다. 익스플로러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품군 판매 호조와 판촉 조건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 SUV가 주력인 랜드로버(1만740대)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만 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차 브랜드인 혼다자동차(1만299대)도 역대 최다 판매량은 아니지만 2008년 이후 9년 만에 1만 대 이상 판매에 성공했다.
이들 브랜드에 힘입어 지난해 수입차 총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성장한 23만3088대로 집계됐다.
한국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올해 수입차 시장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판매 재개로 1만 대 클럽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며 "전체 판매 규모 역시 전년 대비 약 9% 성장한 25만6000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