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는 돈만 벌고 사회공헌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나눔을 실천하는 게임사들이 적지 않다.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는 공익 재단을 만들어 나눔을 실천하고 있고 넥슨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매년 공익사업 예산을 늘리고 있는 넷마블게임즈는 조만간 사회공헌재단을 출범해 좀 더 체계적으로 공익사업을 진행한다. 연초부터 게임 업계에 사회공헌 바람이 불고 있다.
넷마블 10년간 사회공헌활동… 이달 중 재단도 출범
17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는 이달 안에 사회공헌재단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게임사 중에 재단을 설립하는 것은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에 이어 세 번째다.
재단은 넷마블 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팀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이어받아 사회공헌 사업을 전문화하고, 앞으로 새로 추진할 사업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 인재 육성에 대한 사업을 더욱 확장할 전망이다.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넥슨·엔씨소프트와 함께 게임 업계 빅3로 올라섰고 지난해 5월 유가증권시장에도 상장됐다. 넷마블은 사세가 커지는 것과 함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도 커지면서 작년부터 재단 설립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에 초점을 맞춰 10년 전부터 사회공헌활동을 해 왔다.
이를 위해 게임문화체험관·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게임소통교육 등 ‘문화 만들기’, 게임아카데미·견학 프로그램 등 ‘인재 키우기’, 어깨동무문고·임직원 봉사활동 등 ‘마음 나누기’ 등 세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수학교에 설치하는 게임문화체험관은 올해로 11년째 진행하는 것으로, 2017년까지 31개소가 문을 열었다. 게임으로 장애학생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2009년부터 꾸준히 주최하고 있다.
넷마블은 2016년부터 인재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 게임 인재를 꿈꾸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제 기획과 그래픽, 프로그래밍 등 게임 개발 과정에 대한 교육 및 멘토링을 제공하는 게임아카데미를 시작했다. 작년부터는 청소년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넷마블게임아카데미’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경진대회도 개최하는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는 오는 21일까지 작년에 게임아카데미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이 전시된다.
넷마블은 오는 2020년에 완공 예정인 서울 구로구 신사옥도 부지의 70%를 지역 주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대규모 도서관과 게임박물관, 지역 청소년을 위한 게임아카데미 등이 마련된다.
넷마블은 사회공헌 비용도 늘리고 있다. 2016년 7억5000만원이던 기부금이 작년 3분기까지 28억5000만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넷마블은 올해 재단도 공식 출범해 사회공헌 비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업계 공익활동 활발
넷마블뿐 아니라 다른 게임사들도 오래전부터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2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사회공헌재단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을 설립했다. 공익 콘텐트 개발·배포, 사회적 약자 지원, 문화·장학 사업, 학술 연구 등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동·청소년들을 돕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아동 양육시설인 ‘소년의집’(2015년)과 ‘송도가정’(2016년)을 후원하면서 ‘NC 꿈키움 공부방’을 만들고, MIT 학생들이 양육시설에 한 달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가르치는 과학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9월 창립 20주년을 맞아 오는 2020년까지 사회공헌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스마일게이트도 2012년 공익 법인인 희망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미래 세대 인재 양성을 위해 오렌지팜에서 청년 ‘창업’ 지원, 스마일게이트멤버십 프로그램으로 대학생 ‘창작’ 지원, 어린이와 청소년의 ‘창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넥슨은 ‘동반 성장’과 ‘상생 협력’을 키워드 삼아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로 12회째 진행을 앞둔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와 13년째 지속해 오고 있는 사회공헌활동 ‘넥슨작은책방’, 개관 4년째인 복합문화공간 ‘넥슨아레나’, 벤처스타트업의 진출을 후원하는 ‘NPC’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2014년에는 푸르메재단에 200억원을 기부해 국내 최초 장애 어린이 재활병원인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개관을 도왔다.
연초에도 게임업계의 어려운 이웃 챙기기는 계속되고 있다.
넥슨지티와 넥슨레드는 17일 성남시 분당구 중탑지역아동센터에 양사 임직원이 모은 기부금 3000만 원을 전달하고 컴퓨터 15대를 기증했다.
기부금은 넥슨지티 및 넥슨레드 임직원들이 사내 피트니스와 미용실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며 낸 금액을 모은 것이다. 두 회사는 회사가 위치한 성남시 지역 아동들을 직접 후원하고자 2015년 중탑지역아동센터와 사회공헌 협약을 맺었다.
지난 3년 간 두 회사는 컴퓨터를 기증하고 문화 행사와 새 학기 맞이 행사, 초등학교 졸업여행 등을 지원해왔다. 봄, 가을에는 푸드트럭, 겨울에는 연말행사 등의 이벤트도 열어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왔다. 4년차를 맞은 올해에는 더욱 다양한 후원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NHN엔터테인먼트도 17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홀에서 ‘온라인 웹보드 게임을 통한 성남 어르신 네트워킹 발대식’을 가졌다.
NHN엔터는 성남시 이로운재단,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극동대학교 작업치료학과 및 성남시사회복지협의회와 지역 사회 어르신들의 건강권 보장 및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사회공헌 사업은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및 식생활이 불안정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웹보드 게임과 공동마을부엌 활동을 융합한 프로그램을 전개, 네트워킹의 기회를 제공해 어르신 고립문제 해결과 뇌인지건강 증진 등을 도모하고자 기획됐다.
공동마을부엌은 어르신들이 안전한 식품을 섭취하고, 사회적 상호작용 기회도 접할 수 있는 공동 취사시설로, 서로가 역할을 부담하여 자발적으로 요리활동에 참여하며, 활동의 난이도와 참여도에 따라 포인트를 획득, 이를 게임ㆍ문화ㆍ직업재활 프로그램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돈만 벌고 공익 활동은 등한시 한다는 비판이 많지만 알게 모르게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있다”며 “다만 게임산업 상장만큼 더 적극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