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그룹 타이푼이 10년만에 원년멤버로 돌아왔다. 2006년 솔비, 우재, 지환 3인조로 데뷔한 타이푼은 2008년 솔비의 탈퇴 이후 프로젝트 그룹 형식으로 활동을 해오다 2010년 1월 '안녕…타이푼'을 끝으로 해체했다.
일각에서는 타이푼의 하락세와 해체가 솔비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솔비는 그때의 반응들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예능 블루칩에서 탈퇴 후 여론은 비난으로 변했다. 솔비가 그룹을 떠나 이기적인 선택을 했다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그는 "사실 탈퇴는 내 의사나 선택은 아니었다. 어렸을 땐 회사 말을 진짜 잘 들었으니까. 회사에선 나대로 솔로를 시키고 싶었고 타이푼은 타이푼대로 또 잘 키워볼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때 워낙 예능 스케줄이 바빠서 그룹 활동을 거의 못했다. 궁금하긴 하다. 왜 그렇게 내가 배신한 것처럼 대외적으로 보여졌을까"라고 털어놨다.
우재는 "팀 내에서도 오해가 있긴 했다. 그래도 오래 가진 않았다.. (솔비) 누나 없이 낸 3집 타이틀 '널 사랑하지 않았어' 뮤직비디오를 보면 누나가 주연으로 출연한다"라고 거들었다. 이에 솔비는 "억울하기도 했는데 그런 오해들을 내가 나서서 한다는 게 치사해보이더라. 그래서 묵인하고 있었다. 이렇게 재결합해서 다시 만나니 그때 이야기를 이제 편하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타이푼은 자연스럽게 과거 활동에 대해 회상했다. 기간은 짧지만 쉴 새 없이 돌아갔던 활동들이었다. "전국 행사는 진짜 다 다닌 것 같다. 크고 작은 행사 모두 합쳐서 하루 11개까지 돌았다. 새벽 4~5시부터 하루 종일 전국을 다닌다. 지금의 아이돌 스케줄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우리가 그땐 아이돌이었다"고 웃었다.
솔비는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방송국 가서 알았다. 그때가 데뷔한지 2주만이었다. 실감도 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그 음악방송 1위 후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당시엔 깨닫지 못했다. 제대로 된 신인시절을 겪어보지 못하고 인생이 한꺼번에 바뀌었다. 내가 가진 그릇 이상의 것을 담으려고 하니까 힘들더라. 내면적인 성장이 있었다면 타이푼으로 오래 남아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재는 "나도 이제와서 실감하는 게 있다. 우리가 부른 '개구리중사 케로로' OST '사랑을 주세요'를 사람들이 많이 알더라. 군대 전역한지 2년 됐는데, 20대 초반 친구들이 타이푼은 몰라도 '케로로' OST 하면 알아봤다. 그게 그렇기 인기인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솔비 또한 "3년 전에 클럽에서 회식을 했는데, 어떤 여성 분이 나를 잡고 '언니 초등학교 때 팬이었어요' 하더라. 그래서 초등학생 때 어떻게 우리를 알았냐고 했더니 '케로로' 끝나면 노래 맨날 따라불렀다고 해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경험담을 공유했다.
이번 타이푼 재결합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없다. 차트인?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솔비는 "타이푼 재결합 한다는 기사가 나가고 멜론 차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우리가 1위를 했다. 얼마나 신났는지 모른다. 사실 내가 솔로 음악을 할 때는 소외돼 있었는데, 타이푼은 아니구나 싶었다. 차트 소중함을 알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타이푼 노래가 차트인 일주일 이상 가면 그때 안무영상 올려보도록 하겠다. '그래서'로는 활동할 생각은 없지만, 좋아해주시는 분들 위해서라면 그때의 안무를 다시 연습할 수 있다"는 공약을 제안했다. 우재는 "안무를 싹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얼마 전 솔비 누나가 보여준 영상이 상기시켰다"고 이유를 밝혔다. 솔비는 "식당에서 어떤 분을 만났는데 우리 팬이라며, 타이푼 노래를 부르면서 안무를 다 춰주셨다. 영상으로 찍어서 보관하고 있다"면서 팬들의 성원에 고마워했다. "안무 영상이 아니더라도, 타이푼에게 원하는 것을 알려주시면 뭐든 하겠다"고 했다. 우재는 "삭발까지 가능하다"며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타이푼의 재결합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