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경규는 '한끼 줍쇼' '도시어부' 등 지붕 없는 야외 예능을 찾아나섰다. 여기에 강원도에 '달팽이 호텔'까지 열며 '날로 먹지 않는 예능인'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경규는 과거 최고의 주가를 달리다가, 굳어진 캐릭터와 이미지로 방송가로부터 잠시 외면 아닌 외면을 받았다. '자신을 찾아주지 않는다'며 직접 PD들을 만나러 다니기도 했다. '전문 MC'라는 왕관을 차지했었던 그였지만, 왕관을 잠시 내려놓고 게스트까지 자청하며 '패널'로서도 활약했다. 지난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SBS '런닝맨' tvN 'SNL코리아7' JTBC '아는형님' SBS '정글의 법칙'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내비쳤다.
간판급 MC가 게스트로 활약하는 건 대한민국에서 이경규 이외엔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문 MC'였던 그가 게스트로 활약하자 남다른 존재감이 다시 빛을 발했다. 이름값을 내려 놓기 쉽지 않을 테지만 새로운 영역에 적극적으로 도전했다. 어느 누구보다 유연하게 예능을 받아들인 결과 '제 N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경규는 지난 23일 올리브 '달팽이 호텔'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전성기가 맞다.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주셔서 정말 바쁘다. 내일부터 일주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녹화를 한다. 스튜디오나 지붕이 있는 곳이 아니라 올로케이션 야외에서 날로 먹지 않는 방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전히 예능을 유연한 관점으로 바라봤다.
그는 현재 스튜디오 방송을 지양하고 있다. JTBC '한끼줍쇼'에서는 동네를 찾아가 시민들과 소통하고, 채널A '도시어부'에서는 바다로 뛰어든다. 나이도 있는데 굳이 야외를 선택한 것. 이에 이경규는 "제 스스로 스튜디오에서 하는 것이 만족스럽지 못 하다. 야외에서 부딪히는 것이 만족스럽다. 예능의 끝은 다큐멘터리다. 하는 사람들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신념을 드러냈다.
또한 "오랫동안 하다 보니까 편한 건 섭외가 들어오지 않는다. 편한 건 신동엽·전현무·김용만·김성주가 다 하고 있다. 그들이 나보다 말을 훨씬 잘한다"며 웃음 포인트도 놓지 않았다. 이어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집을 찾아가고('한끼줍쇼'), 바다에 뛰어들고('도시어부'), 호텔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급변하는 방송가에서 가장 빠르게 대응 중인 이경규. 후배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민정은 이경규의 '열정'에 반했다. 그는 "이경규 선배님은 언제나 솔선수범하신다. 일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고 궁리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성시경도 "이제 나도 40살이 됐는데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보니 뭔가 이룬 건 다 이유가 있더라. 선배님을 한 마디로 설명할 순 없지만 왜 이경규인지 녹화하면서 알게 됐다"며 "생각하면서 화를 내신다. 항상 큰 그림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이래서 유명 MC'구나 하는 지점이 많다"며 본받을 점을 얘기했다. 나이를 잊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한껏 물오른 이경규. 이경규 사전에 '날로 먹는 예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