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에 개봉하는 '골든슬럼버(노동석 감독)'를 시작으로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장훈 감독)' '인랑(김지운 감독)'까지 일본 영화에 뿌리를 둔 작품들이 속속 관객을 찾아온다.
일본 영화 리메이크작들의 공통점은 화려한 캐스팅이다. 동명의 일본 소설과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골든슬럼버'에는 강동원·김의성·한효주·김성균 등이 출연한다. 특히 강동원의 차기작으로 기대받는 작품. 역시나 동명의 만화와 영화를 재해석한 '리틀 포레스트'는 또래 여배우들 중 독보적 입지를 굳히고 있는 김태리, 장르와 역할을 불문하고 다양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류준열의 신선한 조합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원작 영화가 인기를 얻은 바 있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선 소지섭과 손예진이 멜로 호흡을 맞춘다. '밀정' 김지운 감독의 차기작이자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인랑'에서는 강동원·한효주·정우성·김무열·한예리가 활약한다. 강동원은 두 편 연속 일본 영화 리메이크작에 도전한다.
'용의자X' '플라이 대디' 등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한국 영화들은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 그러나 흥행 면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다 2016년 10월에 개봉한 '럭키'가 697만 관객을 동원, 대박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리메이크의 관건은 최대한 일본 색을 빼고 한국적 정서를 가미하는 것. 소재와 설정은 차용하되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 '럭키'의 경우 원작 '열쇠 도둑의 방법'과 상당히 다른 서사로 흘러간다. 킬러와 배우가 목욕탕에서 열쇠가 뒤바뀐다는 초반 설정 이후엔 '럭키'만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함중아의 노래 '그 사나이'를 삽입하며 한국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
향후 개봉하는 일본 원작 한국 영화들 역시 음악 등의 장치를 이용하거나 한국식으로 과감히 재해석한다. '골든슬럼버'에는 고(故) 신해철의 '그대에게'와 '힘을 내'가 삽입됐다. 노동석 감독은 "그 곡에 담긴 추억과 정서가 좋을 것 같아서"라며 신해철의 노래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리틀 포레스트' 또한 원작과 차별화에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 측은 "일본의 동명 영화는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등 두 편으로 나누어 개봉했지만, 국내에서는 한 편에 사계절을 모두 담아 시간의 흐름이 보다 두드러지고, 속도감과 리듬감을 더했다. 원작이 먹는 '요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영화는 인물들의 스토리에 더 집중해 한국 영화로 각색에 포커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