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은 31일 새벽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는 한화 선수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까지 2018시즌 연봉 미계약 상태여서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오전 8시쯤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오후 비행기편으로 떠날 수 있게 됐다. 계약과 관련해 선수단 본진과 분리돼 따로 이동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진통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연봉이 9000만원이었던 하주석은 어느 정도 인상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 출전이 4경기 줄었지만 타율(0.279→0.285)과 장타율(0.410→0.440), 출루율(0.323→0.328) 모두 소폭 상승했다. 장타율과 출루율의 합인 OPS는 2012년 데뷔 후 가장 높은 0.768이었다. 무엇보다 19개였던 실책을 9개까지 절반 이상 줄인 게 고무적이었다. 한화의 제시액은 1억2000만원. 하주석은 조금 더 인상을 원했다.
포지션과 2017시즌 연봉이 같았던 삼성 강한울이 1억5500만원에 계약한 것도 고려 대상이었다. 하주석은 강한울과 비교했을 때 타율과 출루율을 제외한 홈런, 타점, 장타율에서 크게 앞섰다. 실책도 7개(강한울 16개)나 적었다. 그러나 구단의 생각은 달랐다.
7월쯤 햄스트링 부상으로 25일 동안 1군에서 말소돼 있던 게 크다는 판단이었다. 8월28일엔 타격 부진 때문에 14일 동안 2군에 내려가 있었다. 지난해 3200만원에서 181.3% 상승한 9000만원으로 큰 폭의 연봉 인상을 해줬고,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게 결론이었다. 지루한 줄다리기는 계속됐고, 스프링캠프 출국 하루 전에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결국 백기를 든 건 선수였다. 하주석은 구단 제시액에 사인을 했다. 마지막까지 버텼지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