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나쁘지 않다. 시청률 평균 3%, 최고 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화요일 밤 예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반응은 호불호가 갈렸다. 세 MC 이경규·성시경·김민정의 신선한 조합이 눈에 띄었다. 이경규가 후배들에게 지는 모습 뿐만 아니라 김민정의 30년차 배우 내공도 매력적이었다. 반면 JTBC '효리네 민박' tvN '윤식당'과 비슷한 포맷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성시경과 김민정의 케미에 대해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떠올랐다는 반응도 있었다. 지루하다라는 혹평도 더러 있었다.
이에 대해 '달팽이 호텔' 황인영 PD는 31일 일간스포츠와의 전화통화에서 "시청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 2회부터는 게스트들 위주의 편집이 이뤄질 것이다. 우리 프로그램은 게스트들이 주인공이다. 속도감 있는 편집을 하겠다"며 아쉬운 반응에 즉각 수정 태세를 갖췄다.
황인영 PD는 그래도 시청률 3%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황 PD는 "게스트가 다음 회차부터 나와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도 첫방송인데 3%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첫회에서는 3MC분들 케미를 보여드리려 애썼다"고 밝혔다.
'달팽이 호텔'에서 지배인 이경규와 직원 김민정과 성시경의 아웅다웅한 모습도 볼거리였다. 이에 황 PD는 "'달팽이 호텔'은 다양한 분들 모시는 프로그램이다. 다 직업도 다르다. 그런 분들이 친구가 된다. 그래서 MC들도 친해지고 천천히 닮아가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 긴장감 속에서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깔려있다. 일방적인 선후배 관계가 아닌 게 좋다"며 "경규 선배님도 직원들이 똑똑해서 좋다고 하더라. 맥락없이 괴롭히진 않으니까 약간 기싸움 하다가 져주기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 PD는 세 MC의 티격태격 케미는 게스트 이외에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재미를 위한 기싸움 만은 아니다. 세 MC가 운영하고 싶어하는 호텔의 느낌이 다르다. 민정 씨의 경우 손님과 토크를 많이 하고 싶어하고, 시경 씨는 맛있는 음식 먹고 편하게 쉬었다 가길 바라며, 경규 선배님은 손님에게 강요하지 않고 편안하게 지내길 원한다"며 "오시는 분들의 감정을 보는 게 핵심인만큼 세 MC의 의견은 이야기의 폭을 넓혀주는 장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지루하다는 지적엔 "어떤 부분을 확 드러내고 속도감 있게 가는 게 지루함을 덜기엔 좋겠지만, 첫회에서는 다음 얘기를 위해 세 MC의 관계와 개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앞으로의 일을 위한 전초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2회에서 보여질 '달팽이 호텔'의 모습은 어떨까. 황 PD는 확 달라질 거라고 자신했다. 그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방문한다. 거의 리얼 버라이어티를 처음하는 분들이다. 그 분들의 이야기와 여행 온 이유들이 밝혀지고 그들을 위해 세 MC가 고군부투하는 모습이 보여질 거다. 그때부턴 밀도 있고 편안하면서 깊이 있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윤식당' '효리네 민박'과 비슷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워낙 두 프로그램이 잘 만든 프로그램이다. '힐링'이라는 따뜻한 키워드를 공유하다보니까 비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구성면에선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달팽이 호텔'은 손님들이 주인공이고 손님의 감정을 따라가는 리얼리티다. 첫방송은 프롤로그 느낌이다. MC의 리얼 버라이어티 보였다면 앞으로 손님들의 관찰 카메라라고 보면 된다. 이 조합을 재밌게 보이는 건 제작진의 몫"이라고 털어놨다.
김민정과 성시경의 케미가 현실남매가 아닌 러브라인으로 보여지는 것에 대해서도 "가족적인 느낌으로 '애기'라는 표현을 썼다. '애기'라는 표현이 중의적이지 않나. 농담에서 비롯된 거라 현장에선 굉장히 재밌었는데 현실남매처럼 보이지 못한 건 제작진의 실수 같다"며 개선의 여지를 보였다.
황인영 PD는 '달팽이 호텔'의 핵심은 2회부터라고 강하게 얘기했다. 김민정의 활약도 앞으로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황 PD는 "손님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의외의 매력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프롤로그를 보여줬다. 첫방송에 많은 반응은 어쩌면 '달팽이 호텔'에겐 호재일 수 있다. 개선의 여지가 있고, 시청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수정하다보면 더 좋은 '힐링' 예능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PD는 "다음 회차에서 알찬 내용으로 신선하게 다가가겠다. '달팽이 호텔'로 다채로우면서 다정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당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