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내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가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해설위원 조슈아 쿠퍼 라모를 해고했다"고 전했다.
라모는 지난 9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일본 선수단이 입장할 때 "일본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을 강점했던 국가이지만, 한국인은 발전 과정에 있어 일본이 문화와 기술, 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됐다고 얘기할 것이다"고 했다. 일본 내에서도 극우 세력이나 갖는 시각을 미국 내 주관방송사의 해설자의 입을 통해 전해진 것이다.
라모는 아시아 지역 국제 정세, 특히 중국통으로 알려진 저널리스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NBC의 해설위원을 맡았다.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제국주의를 미화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 내 스포츠팬들에게도 개인의 왜곡된 시선이 전해졌다. 단순히 '말실수'로 볼 수 없는 문제다.
NBC는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 서신을 보냈다. 이튿날인 10일에는 앵커 캐롤린 마노가 7500만 명이 시청하는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인이 이번 발언에 대해 크게 분노했음을 이해하고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다. NBC 공식홈페이지에 사과 요구가 끊이질 않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들끓었다. 미국 언론사들도 NBC와 라모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NBC는 결국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를 해고했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라모와 더 많은 일을 함께 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평창에 있는 NBC 대변인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라모는 직접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위상을 떨어트리는 외신의 보도는 또 있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10일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하며 사용한 한반도기를 설명하며 제주도에 동그라미를 치고 "일본이 소유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으로 비춰 논란이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를 독도로 오인했을 뿐 아니라 독도가 일본이 소유한 땅인 뉘앙스를 풍겼다.
주영 한국 대사관은 정정 보도를 요구했고 더타임스는 이튿날(11일) "독도는 한국이 관리하고 있고 일본이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섬"이라며 "동그라미를 친 섬(제주도)는 분쟁 대상이 아니며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그려져 있지 않다. 실수를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성공적인 개막식으로 축제 분위기가 고조됐다. 하지만 외신의 오보와 왜곡 발언 속에 논란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