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은 12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1분58초7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14위로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부터 지금까지 총 네 차례 출전한 올림픽에선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레이스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실수로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할 뻔했던 그는 러시아 선수 한 명이 명단에서 빠지면서 다행히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치를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노선영은 "후회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타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며 "부담감이 좀 있었는데 레이스가 끝난 순간 후련했다"고 웃었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후회 없이 경기하고 싶어서 4년을 더 준비했는데 허무하게 기회를 날려버릴 수 없었던 게 컸다"고 말한 노선영은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미련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경기에 나서서 미련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만족스럽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노선영은 지난 2016년 뼈암의 일종인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난 전 쇼트트랙 대표팀 故 노진규의 친누나다. 노선영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동생을 위해 레이스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레이스를 돌아본 노선영은 "동생이 봐도 만족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하며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개인전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이날 경기는 노선영의 기억에 가장 강렬하게 남은 레이스가 될 전망이다. 노선영은 "아무래도 어렵게 출전한 대회다보니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팀 추월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19일 열리는 팀 추월에 대한 각오를 전하며 믹스트존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