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겨울올림픽의 진짜 승자는 김연아(28)가 될 전망이다. 현역 선수가 아닌 성화 최종 점화자, 홍보대사 등 은퇴한 '피겨 여왕'으로 평창올림픽에 참여하고 있지만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고 있다. 더구나 평창올림픽 관련 TV 광고를 휩쓸었다. 광고 업계는 지난해 모델료로만 150억원가량을 벌어들인 김연아가 올해에는 평창올림픽 덕분에 10억원 이상 더 많은 160억원대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평창 TV 광고 평정… "올해 모델료 160억원 넘을 것"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 때 하얀 드레스에 스케이트를 신은 김연아는 성화 점화자로 등장해 우아한 연기를 펼쳤다. 마침내 평창의 불을 밝힌 순간, 대한민국의 눈은 오직 김연아에게 향해 있었다.
TNMS 미디어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점화 순간 시청률은 지상파 3개 사 합계 52.5%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외신은 "피겨 여왕 김연아가 베일에 쌓여 있던 평창올림픽 마지막 점화자"라며 앞다퉈 속보를 전했다.
이 같은 장면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곳은 또 있었다. 김연아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기업들이었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 측은 현재 그와 광고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총 10곳이라고 전했다.
SKT와 KB금융그룹, 코카콜라 등 굵직한 대기업은 물론이고 주얼리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 화장품 업체 잇츠스킨 등 20대에서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패션·뷰티계까지 김연아를 자사의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광고 업계에 따르면 김연아의 모델료는 11억원에서 14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김연아의 몸값은 A급 여배우 수준이다. 계약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평균 1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점화자로 나서는 등 이미지가 더 좋아지지 않았나. 기업의 '러브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의 '김연아 앓이'가 한 해만 반짝하고 끝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연아는 겨울스포츠 종목인 피겨스케이팅선수 출신이다. 하지만 겨울올림픽은 물론이고 여름올림픽이 다가와도 기업들이 김연아를 찾는다. 김연아 특수는 2년마다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러브콜' 이유는
김연아를 메인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A기업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김연아에게는 타 연예인이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기업들이 그를 '모시고' 싶어서 안달하는 이유다." 아이유·설현·워너원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즐비하지만 김연아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2016년부터 김연아와 계약을 맺은 제이에스티나 관계자는 "김연아는 일반 모델과 느낌이 다르다. 전 국민이 좋아하고, 안티가 없다. 운동선수 출신답게 밝고 깨끗한 이미지인 데다 아름답다"며 "여성들에게 '판타지'를 심어 줄 수 있다. 주얼리 기업으로서는 정말 완벽한 모델"이라고 했다.
구동회 올댓스포츠 대표는 "김연아는 객관적으로 굉장히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이게 (김)연아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연아가 오래전부터 '연기나 노래 등 연예 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한국 스포츠를 알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셀러브리티(유명 인사)의 이미지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김연아가 착용하거나 광고하면 '완판'으로 연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제이에스티나의 일명 '티아라 귀고리'는 김연아가 2008년과 2009년 '죽음의 무도' 때 착용하면서 매진을 기록했다.
이외에 김연아는 공식 석상에 등장할 때마다 걸치는 드레스·가방·립스틱 등을 모두 팔아 치우는 '완판녀'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김연아 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키워드 분석에서 '아름답다' '잘하다' '좋아하다'는 단어가 높게 나왔다. 링크 분석에서는 '여왕' '평창' '올림픽' 이 높게 나왔다. 브랜드에 대한 긍정 비율이 63.79%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