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겨울올림픽'이 대한민국 유통가에 안긴 '특수'는 기대 이상이었다. 롯데와 CJ는 평창올림픽 특수에 기업 이미지 홍보는 물론이고 매출까지 대박을 쳤다. 비단 대기업만이 아니다. 개별 종목이나 개인 후원에 나선 중소기업들도 선수들의 선전과 함께 함박웃음을 지었다. 업계는 개막 전만 해도 별다른 기대를 받지 못했던 평창올림픽이 침체된 유통가 곳곳에 훈풍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평창 덕분에 대박 난 롯데·CJ
롯데는 이번 평창올림픽으로 가장 큰 효과를 거둔 기업으로 꼽힌다.
롯데 계열사 롯데백화점은 올림픽 개막 전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판매한 '평창 롱패딩'이 전 국민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그룹 홍보와 이미지 개선 효과를 봤다.
이후 '평창 스니커즈'로 열풍을 이어 가던 롯데는 강원도 평창과 강릉, 각 지역 롯데백화점에 문을 연 올림픽 공식 스토어 '슈퍼스토어'까지 성공시켰다. 평창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수호랑·반다비' 인형과 배지 등 공식 라이선싱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슈퍼스토어는 지난 17일 하루 동안만 매출 10억원을 기록, 업계를 놀라게 했다.
롯데백화점 한 관계자는 "우리 선수단이 선전하면서 올림픽 관련 상품의 매출도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CJ도 평창올림픽 덕을 제대로 봤다. CJ는 2010년부터 비인기 종목인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을 후원해 왔다. CJ 계열사 CJ제일제당은 스켈레톤경기연맹 측에 수천만원가량의 썰매 구입 비용을 거들고 겨울스포츠 훈련과 건강식품 등을 지원했다.
그 결과, 후원 당시만 해도 메달권 후보가 없던 스켈레톤은 평창올림픽에서 윤성빈이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온 국민이 다 아는 겨울스포츠 종목으로 떠올랐다.
CJ는 윤성빈이 경기 뒤 했던 인터뷰에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데에는 후원사의 도움이 크다. CJ에서 훈련 지원은 물론이고 건강식품, 문화생활 면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해 회사 이미지까지 함께 끌어올렸다.
CJ 측은 "윤성빈 등 그룹 차원에서 후원한 선수들이 크게 선전하면서 기업 이미지가 더 높아졌다"며 흐뭇해했다.
온라인·중소 브랜드도 '함박웃음'… 네파 '김보름 논란'에 곤혹도
중소업체도 평창발 특수를 함께 나눠 가졌다.
대구3산업단지에 있는 안경 제조업체 팬텀옵티칼은 여자 컬링대표팀 덕분에 만세를 부르고 있다. '안경 선배'로 불리며 전 국민의 스타로 떠오른 김은정, 김선영이 팬텀옵티칼의 브랜드 '플럼'을 착용했기 때문이다.
업체 측은 두 사람이 착용한 시리즈가 매진되자 추가 생산에 나섰다. 주문량이 올림픽 개막 전보다 5~6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수익도 함께 늘어났다. 팬텀옵티칼은 "컬링대표팀에 안경테와 선글라스를 평생 무료로 공급하고 싶다"며 공식 후원 러브콜을 보냈다.
스포츠의류 업체 휠라는 2012년부터 후원해 온 여자 컬링대표팀이 신드롬을 일으키자 함께 주목받고 있다. 2014 소치올림픽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공식 단복을 후원했던 휠라는 컬링으로 그보다 더 큰 홍보 시너지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휠라는 컬링대표팀이 승승장구하던 지난 23일, 전날보다 6.76% 오른 9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편의점과 온라인 마켓도 평창 특수를 누렸다.
세븐일레븐은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주류와 안주용 상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기간 맥주 매출은 26.2% 늘어나는 등 매출 성장세가 돋보였다.
같은 기간 이마트24의 맥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5% 가까이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은 여자 컬링대표팀의 선전과 함께 스톤과 푸셔 등 관련 용품 판매가 평소보다 2~5배 증가하며 올림픽 덕을 봤다.
반면 평창올림픽 악재를 만난 업체도 있다. 아웃도어 의류 업체 네파는 공식 후원하던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의 인터뷰 논란으로 불매운동에 직면하는 등 곤혹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