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트레이 힐만(55) 감독과 투수 김광현(30)이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모발 기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공개하면서 "모발 기부는 힐만 감독과 김광현이 각각 프로야구 감독과 선수로서 팬들에게 받은 많은 사랑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스포츠 셀럽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성적 외의 또 다른 가치로 팬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려는 두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귀띔했다.
힐만 감독은 지난해 8월부터 소아암 환우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구단에 "한국에서 소아암 환우를 위해 모발 기부를 하고 싶은데 이 방법이 어떤가"라고 문의도 했다는 후문이다. SK는 자체 조사를 통해 모발 기부 방법과 조건(길이 25cm 이상, 염색 및 펌 모발 불가)을 힐만 감독에게 알려줬다. 힐만 감독은 그 이후 머리카락을 전혀 자르지 않고 길러왔다.
김광현도 장발을 유지한 지 오래됐다. 처음에는 오랜 재활을 마친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기른 머리였다. 하지만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도중 구단 프런트에게 힐만 감독이 머리를 기르는 이유를 전해 들었고, 감명을 받아 동참할 것을 결심했다.
힐만 감독은 구단을 통해 "프로야구단은 지역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함께 호흡하고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물론 감독으로서 팀 성적을 최대한 좋게 만드는 것이 내 의무이고 역할이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한국 사회에 울림을 주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모발을 기부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모발 외에도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혈액이 많이 필요하다고 해 헌혈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며 "팬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광현은 "감독님이 모범을 보여주셔서 나도 결심할 수 있었다. (박)정권이 형이 평상시에 소아암 어린이들을 많이 도와주는 걸 봤는데, 어려운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서 나도 도와주고 싶었다"며 "나 혼자서 하면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팬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시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식을 접하시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SK는 힐만 감독과 김광현의 모발 기부를 시작으로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류준열 대표이사는 "구단이 오픈 커뮤니티 플랫폼을 추진하며 지역사회와 프로야구단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단을 대표하는 힐만 감독과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광현 선수가 모범을 보여준 것 같아서 매우 고맙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구단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팬 여러분께서도 함께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