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 구축은 시즌 개막을 앞둔 사령탑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최상의 전력을 만들 수 있는 선택이 필요하다. 부상과 부진이라는 변수에 대처하기 위해 예비 자원도 만들어야 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개막일이 이르기 때문에 6선발 운용을 염두에 두는 팀도 있다. 실전 경기가 이어지는 2차 스프링캠프를 통해 최대한 많은 인원을 시험한다.
자리가 애매한 기존 투수들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신인급 투수들이 모두 기회를 얻는다. 예단하긴 어렵지만 경쟁 구도가 변하는 팀도 나온다. 그중에 롯데가 대표적이다. 외인 투수 2명과 송승준 박세웅 김원중이 버티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입단 2년 차 신인 윤성빈이 기대주로 떠올랐다. 메이저리그 구단도 눈독을 들였던 선수다. 조원우 감독도 마무리캠프에서 지켜본 그를 향해 "예상보다 구위와 제구력 모두 좋다"고 칭찬했다. 26일에 열린 SK와 평가전에서도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 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 리빌딩 차원에서도 키워야 할 선수로 평가된다. 예비 자원에서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NC는 지난해와 판도가 다르다. 3·4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이재학과 최금강은 이제 남은 한 자리를 노려야 하는 처지다. 젊은 투수인 구창모와 장현식이 지난해에 급성장했다. 이재학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 수를 거두며 얻은 경험이 장점이다. 최금강은 최근에 열린 평가전에서 좋은 투구를 이어 가고 있다. 여기에 정수민과 이형범 등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NC의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은 시범 경기까지 지켜보고 5선발을 결정한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관리를 받아야 한다. 팔꿈치 수술 여파 때문이다. 이닝도, 등판도 제한이 필요하다. 5선발뿐 아니라 6선발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외인 투수 2명과 박종훈까지는 자리가 확보됐다. 지난해에 풀타임 선발을 뛴 문승원은 잔류를 노린다. 베테랑 윤희상도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6일에 열린 롯데와 평가전에선 새 얼굴들이 나란히 기회를 얻었다. 김태훈 정동윤 이원준이 그 주인공이다. 모두 1차에 지명되며 잠재력을 인정받은 투수들이다. 선발 진입을 노린다.
디펜딩 챔피언 KIA도 양현종 임기영과 짝을 이룰 마지막 토종 선발을 찾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문경찬과 박정수가 돋보인다. 박정수는 캠프 평가전 4경기에 나서 8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문경찬도 3경기에서 8이닝 동안 1볼넷만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제구를 보여 줬다. 지난해 11번 선발 기회를 얻은 정용운, 1군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이민우도 선발진 합류를 노린다.
두산은 선발 전향을 준비한 이용찬과 지난해에 5선발이던 함덕주가 경합한다. LG도 지난해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임찬규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경험을 쌓은 김대현, '예비역' 임지섭이 시험대에 올랐다. kt는 고영표 류희운 주권 등 젊은 투수뿐 아니라 14년 차 금민철도 경쟁한다. 금민철은 27일에 열린 마이너리그 연합팀과 평가전에서 3이닝 동안 1실점만 내주며 좋은 투구를 보여 줬다. 삼성은 베타랑 장원삼을 비롯해 최대 5명이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