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골든타임은 넘어갔고, 여론은 겉잡을 수 없는 비난으로 가득찼다. 성난 여론을 오달수는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까.
오달수는 자신에게 주어졌던 마지막 기회마저 '뻥' 차버렸다. 피해자가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면서까지 피해 사실을 폭로하자 부랴부랴 추가 입장 준비에 나선 모양새다.
오달수는 익명의 댓글은 사실무근, 눈물을 흘리며 "성폭행을 당했다"고 어렵게 고백한 피해자의 육성 인터뷰 역시 묵살했다. 결백을 주장하는 것도 모자라 '무고 고소'라는 초강수까지 뒀다.
의혹이 공식화 된 후 6일만에 전해진 오달수의 첫 입장은 찝찝함을 남겼지만 "추가 고발이 없다면 애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는 의견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당일 기다렸다는 듯 JTBC '뉴스룸'을 통해 피해자의 육성 인터뷰가 전해졌고, 오달수 측은 "오전 입장과 달라진 바 없다"며 "무고 고소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단언했다. 마지막 기회를 날리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은 바로 이 포인트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또 다른 피해자 엄지영 씨가 이번에는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한 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오달수는 '파렴치한' '악질'이라는 벼랑 끝 비난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엄지영 씨는 "무고죄로 걸면 맞서겠다. 증거는 댈 수 없지만 분명히 있었던 일이다. 이걸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뭐하러 이름과 얼굴을 알리겠나"라며 "처음 의혹이 불거진 후 오달수가 사과할 줄 알았다. 기다렸는데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과하지 않더라. 용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난 실명과 이름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는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연희단 사람들과 공연하면서 들었던 이야기도 많았다. 그런 분들이 있다는 건 사실 미안하고 힘든 일이지만 더 나와줬으면 좋겠다. 오달수가 기억에 없고, 증거가 없다고 말하는 걸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0여 년 전 사건이 들통난 가해자의 불안함 보다, 그 시간동안 상처를 홀로 끌어안은 채 고통 속에 살며 뒤늦게나마 피해 사실을 고백한 피해자의 용기가 더 어렵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힘들 것이라는 걸 오달수는 명확히 알아야 한다.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추가 입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결백"을 주장하며 부정과 반박을 반복한 오달수가 이번에는 어떤 속내를 드러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