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국체대)이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26위에 올랐다. 정현은 5일에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지난주보다 3계단 오른 26위에 자리했다. 이 기록은 자신이 갖고 있던 종전 한국인 최고 순위 29위를 경신한 것이다.
올해 1월에 열린 호주오픈에서 '4강 신화'를 쓰며 지난해까지 이형택(42·은퇴)이 갖고 있던 한국인 최고 랭킹 36위를 뛰어넘은 정현은 지난주에 끝난 ATP투어 멕시코오픈에서 8강의 성적을 내며 26위까지 도약했다. 정현은 호주오픈 준결승에서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를 상대하다가 발바닥에 생긴 물집 때문에 기권했고, 이후 약 3주간 치료에 전념했다.
지난달 말 ATP투어 델레이비치오픈을 통해 코트로 돌아온 정현은 이후 2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8강에 진출하며 시즌 초반 순항을 이어 가고 있다.
이번 주 순위에서 페더러,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 마린 실리치(3위·크로아티아) 등 상위권에 변화는 없었다. 니시코리 게이(일본)가 25위에 올라 정현과 '아시안 톱 랭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2000년대 이후 아시아 남자 선수 최고 순위는 이형택, 파라돈 시차판(태국) 루옌순(대만) 니시코리 등이 차지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순위에서 앤디 머리(영국)가 29위로 밀리면서 정현보다 아래에 놓이게 됐다. 페더러, 나달, 노박 조코비치(13위·세르비아)와 함께 세계 남자 테니스 '빅4'로 불리는 머리는 지난해 윔블던 이후 부상 때문에 공식 대회에 나오지 못하면서 세계 랭킹이 29위까지 떨어졌다. 머리는 메이저 대회에서 세 번 우승했고 세계 랭킹 1위까지 찍었던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