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찾아 온 스릴러다. 따뜻한 날씨에 조금씩 스며드는 서늘한 기운이 제법 잘 어울린다.
영화 '사라진 밤(이창희 감독)'이 7일 공식 개봉한다. '사라진 밤'은 국과수 사체보관실에서 사라진 시체를 두고 벌이는 단 하룻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다. 스페인 영화 '더 바디'를 원작으로 한다.
한국판은 원작과 사뭇 다르다. 그대로 리메이크 하기 보다는 한국식으로 상당 부분 변화를 꾀했다. 주인공의 성격도 다르고 사건 진행 방식도 다르다. 원작을 관람한 관객들은 눈에 띄는 다른 점에 주목할 수 있고, 원작을 접하지 못한 관객들은 '사라진 밤' 자체가 선사하는 재미에 매료될 것으로 점쳐진다.
신예 이창희 감독은 야무진 손길로 영화를 완성, 함께 호흡맞춘 선배 배우들에게 그 능력을 단번에 인정 받으며 장편 데뷔 신고식을 성공리에 치를 전망이다.
이창희 감독은 제10회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액션스릴러 작품에 수여하는 4만번의 구타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사라진 밤' 현장에서도 자신이 그려둔 완벽한 구상 아래 쓸데없는 장면은 굳이 촬영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창희 감독에 대한 신뢰 아래 베테랑 배우 김상경·김강우·김희애도 훨훨 날았다. 스릴러 장르, 형사 역할에 최적화 된 김상경은 허술한 듯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시키며 작품의 기둥으로 활약하고, 김강우는 예민함을 내뿜으며 소름돋는 메소드 연기를 선보인다. 비중은 가장 적지만 존재감만큼은 압도적인 김희애의 파격 악역 변신도 놓치기 아쉽다.
'사라진 밤'이 대적해야 할 경쟁작은 현재 박스오피스 1·2위를 나란히 지키고 있는 '궁합(홍창표 감독)'과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다. 8일 개봉하는 '툼레이더'도 요주의 상대다.
예매율은 아직 높지 않지만 장르 특성상 입소문을 탈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사회 직후 "시원한 스토리" "역대급 반전"이라는 호평이 줄을 잇고 있는 만큼 개봉 후 관객 반응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라진 밤'이 풋풋한 로맨스, 따뜻한 힐링물을 잡고 스크린 선두에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