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아이돌 필(必) 참패다. 나란히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한 지상파 드라마가 시청률 2%대까지 추락했다.
종영한 KBS 2TV 월화극 '라디오 로맨스'는 하이라이트 윤두준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윤두준은 극 중 배우자 두 얼굴의 사나이다. 케이블 TV에서 방영한 드라마에선 주인공을 경험했지만 지상파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부담감 아닌 부담감을 많이 느꼈을 테지만 연기는 곧잘 소화했다. 아이돌 딱지를 떼도 손색없는 외모 덕분에 캐릭터 소화도 좋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드라마를 이끌고 갈 힘은 확실히 떨어졌다.
드라마는 김소현이 성인이 된 뒤에 처음 출연하는 작품이라는 점과 요즘 보기 드문 로맨스라는 장르 덕분에 초반 화제를 모았지만 뚜껑을 여니 하향 곡선을 그렸다. 최고시청률 5.6%를 찍고 난 뒤부터 시청률은 꾸준히 떨어졌다. 시청률 하락 요인이 윤두준 때문만은 아니지만 윤두준만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가기엔 역부족하다는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레드벨벳 조이(박수영)도 지상파 드라마 주인공 관문을 통과했다. 조이는 지난해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에서 연기자로 데뷔한 뒤 1년 만에 MBC '위대한 유혹자' 주인공을 꿰찼다. 너무 성급했던 탓일까. '위대한 유혹자'는 시작부터 기대치가 크지 않았다. 첫 방송이 기록한 3.6%가 최고시청률이며, 최근 시청률은 3회 연속 2%대에 머물렀다. 우도환이라는 '대형 신인'과 함께 호기롭게 나섰지만 중간 결과는 난감하다.
조이는 "사실 지상파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대본이 너무 좋았고 같이하는 분들이 너무 좋아서 하고 싶었다. 지상파라는 무게도 있다. 잘 견디고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행히 연기력엔 큰 논란이 없다. 실제 조이 또래서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로 개인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렇듯 아이돌이 드라마에 캐스팅되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언제나 잡음이 많다. 아이돌이 드라마에 캐스팅되면 연기를 보기도 전에 논란부터 생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본 뒤 아이들의 연기에 만족해 '재발견'이라고 칭찬하기도 하지만 다시 아이돌이 드라마에 출연하면 언제 칭찬했냐는 듯 또 비난한다. 최근 드라마 시장엔 이러한 루틴이 자리 잡혀 있다.
그러면 왜 아이돌을 캐스팅할까. 한 캐스팅 디렉터는 "아무래도 인지도다. 신인 배우는 인지도가 없으나 같은 신인이라도 아이돌은 대중에게 호감도 내지는 인지도가 있어 캐스팅할 때 이득을 많이 본다. 또한 PPL(간접광고)도 수월하고 나아가 한류 영향력까지 있어 아이돌 캐스팅은 버릴 수 없는 카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