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KIA는 비시즌 내부 단속에 성공했다. 지난해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한 덕에 올해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시범경기에서도 4승1패를 기록해 통합 2연패를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동반 20승 막강 듀오'
KIA의 선발진 네 명은 지난해와 같은 양현종-헥터-팻딘-임기영이 맡는다. KIA는 지난해 선발승 1위(63승) 퀄리티 스타트(75회·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1위 팀이었다.
KIA는 이탈 가능성이 있던 양현종(23억원)과 헥터(200만 달러) 팻딘(92만5000달러)을 모두 붙잡았다. 32년 만에 한 팀에서 동반 20승을 달성한 양현종과 헥터는 건재하다. 양현종은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로 정규시즌 MVP, 한국시리즈 MVP, 골든글러브(투수)까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투수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헥터는 20승 5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하며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 연승 신기록(15승)을 작성했다. 시범경기에서도 양현종이 7이닝 3실점(2경기), 헥터가 3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지난 2년 동안 평균 195이닝을 던진 게 다소 불안요소다.
지난해 KIA 마운드에 신데렐라로 떠오른 임기영은 어깨 통증으로 개막 엔트리 등록이 어렵다. 1군 합류 시기와 몸 상태가 변수다. 문경찬(2이닝 무실점)과 박정수(5이닝 6실점) 정용운(4이닝 2실점) 이민우(4이닝 3실점) 등 여러 명의 후보들이 선발 경쟁을 한다. 지난해 김기태 감독의 마운드 운영을 감안하면 임기영이 돌아온 후에 5선발을 1명으로 정하기 보다 상대팀에 따라 변칙적으로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
'역시 불펜 중요'
KIA의 통합 2연패의 가장 큰 관건은 역시나 중간 불펜에 달려있다. KIA는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이 5.71로 8위에 머물렀다. 블론 세이브도 18차례에 이르렀다. 한동안 집단 마무리 체제를 유지하다 그나마 트레이드 마감일에 김세현을 영입하며 뒷문을 보강한 덕을 톡톡히 봤다.
선발 마운드와 달리 중간 계투는 물음표가 여전하다. 현재로선 유일한 약점으로 손꼽힌다. 베테랑 임창용과 마무리 김세현, 신예 김윤동 등 필승조의 활약이 필요하다. 지난해 18세이브·7홀드를 올린 김세현은 시범경기에서도 총 3경기에서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김윤동도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 내 최고참 임창용은 경험이 가장 큰 무기다. 선발 및 핵심불펜으로 활용이 기대되던 우완 투수 홍건희와 한승혁은 부상으로 전지훈련에서 중도 이탈했다.
그리고 윤석민의 합류 여부가 중요하다. 지난해 부상으로 통째로 쉰 윤석민은 선발과 계투 모두 역할이 가능하다. 그가 합류한다면 마운드는 한층 단단해질 수 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윤석민이 어느 시기에 팀에 합류하고,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막강 화력' 그대로
KIA 타선은 지난해 막강했다. 유일하게 3할대 팀 타율을 찍었다. 한미일 최다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신기록을 작성했고, 한 경기 최다 11타자·11타수 연속 안타를 달성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만 무려 7명이었다.
KIA는 FA 신분이던 주장 김주찬을 잡으며 주축 타선을 고스란히 유지한다. 4번타자 최형우, 유격수 출신 타격왕 김선빈, 개인 첫 20홈런을 달성한 안치홍, 최다 만루홈런 1위 이범호,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나지완,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명기·김민식, 여기에 공수주 모두 되는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까지…이번 시범경기에서도 그 화력은 여전했다. 10개팀 중 최고 타선으로 손꼽힌다.
더불어 고향팀에 돌아온 정성훈도 있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1999년 해태에 입단한 정성훈은 지난해 말 LG로부터 방출됐다. 한동안 무적 신분이던 그에게 고향팀 KIA가 손을 내밀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게 됐다. 정성훈은 2018년 1경기만 출장하면 양준혁(2135경기)을 넘어 KBO 역대 최다경기 출장을 달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