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국과 월드컵 D조 1차전에서 맞붙는 폴란드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였다. 당시 그리스 파나시나이코스 소속이었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화려한 드리블이 장기인 그는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1996년 나이지리아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월드컵을 앞두고 폴란드로 귀화했다. 폴란드의 첫 흑인 대표팀 선수였다.
올리사데베 귀화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월드컵 유럽 예선 8경기에서 7골을 넣으며 폴란드를 본선에 올려놓았다. 하락세였던 폴란드의 부활을 이끈 영웅으로 등극했다. 2001년 폴란드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고, 동유럽 최고의 골잡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한국이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한 첫 번째 과제가 올리사데베 봉쇄인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한국의 모든 미디어도 올리사데베를 집중 조명했다.
2002년 6월 4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한국과 폴란드의 D조 1차전이 시작됐다.
올리사데베는 예상대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그의 경기력은 예상과 빗나갔다. 한국의 수비에 철저히 봉쇄됐다. 이렇다 할 강렬한 모습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한국의 '진공청소기' 김남일에게 완벽하게 차단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9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국은 전반 26분 황선홍의 선제골과 후반 8분 유상철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역사적인 월드컵 첫 승이었다. 그리고 폴란드와 첫 A매치 승리였다.
올리사데베는 '반짝 스타'에 불과했다. 3차전 미국전에 1골 넣은 것이 전부였다. 일부에서는 '과대포장'된 선수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월드컵 이후에도 강렬하지 않았다. 잉글랜드 포츠머스, 중국의 허난 젠예 등에서 활약했지만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A매치에서도 25경기에 출전에 11골에 그쳤다.
2002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한국은 폴란드와 두 번째 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오는 28일 오전 폴란드 호주프의 실레시안 스타디움에서 폴란드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에도 폴란드 간판 공격수 '경계령'이 떨어졌다. 바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다.
16년 전 올리사데베 경계령과는 차원이 다르다. '미지'의 올리사데베와 달리 레반도프스키는 '진짜'다.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정상급 공격수다. 그를 향한 검증은 필요 없다.
레반도프스키는 세계 최강 뮌헨 공격의 중심이다. 체격과 파워, 그리고 발기술과 헤딩, 여기에 골 감각과 위치 선정까지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정석'이라 평가 받는다. 2013~2014시즌, 2015~201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등극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16골을 넣으며 폴란드를 E조 1위 본선으로 이끌었다. 유럽 예선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는 역대 유렵 예선 최다골 신기록이다. 포르투갈의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15골을 넘어섰다. A매치 92경기 출전해 51골. 폴란드 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레반도프스키다.
올리사데베가 대표팀을 이끌 당시 폴란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4위였다. 레반도프스키의 폴란드는 랭킹 6위의 최강호다. 레반도프스키의 영향력이 반영된 순위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폴란드에서 레반도프스키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레반도프스키를 막지 못한다면 한국의 승리도 월드컵 희망도 없다. 한국이 레반도프스키를 막아낸다면 월드컵 경쟁력을 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