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덕구(방수인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순재는 2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내가 수 많은 작품을 했다. 별 작품을 다 했다. 주연부터 저예산의 실험적인 작품도 했었다"고 운을 뗐다.
이순재는 "흔히 하는 말이 영화는 감독의 예술,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고 한다. 한 번은 꼭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했던 장면이 완성된 작품에서는 다 빠졌더라. 감독에게 '이러면 내가 여기 나올 필요가 없었지 않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덕구' 엔딩에서도 어떠한 이유가 되는 장면이 쑥 빠졌더라. '결정적인건데 왜 빠졌냐. 당신들은 아니까 괜찮지, 관객들은 모르지 않냐'고 아쉬운 소리르 했다. 그런 결함들이 더러 있다. 대작들은 워낙 빡적지근 하니까 판가름 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되지만 작은 영화들은 아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또 "영화는 결국 인간의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 감동시켜야 한다. 연극·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모든 포인트는 감동이다. 그 양질의 조건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순재는 "내가 김수현 작가에게 농담삼아 '막장 한 번 써봐라'라고 말한 적 있다. '무슨 막장을 쓰냐'고 하길래 '시아버지랑 며느리랑 사랑하는 것'이라고 대꾸했다"고 귀띔해 취재진을 빵 터지게 했다.
이순재는 "김수현 작가가 '에잇, 나 그런 것 못해요!'라면서 화를 내더라. '안 될 것이 뭐 있냐'고 농을 쳤지만 그런 정도에서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절제를 못할 때 문제가 생긴다. 모든 과정을 극복하고 좋은 작품이 탄생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데뷔 62년차를 맞은 이순재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후 7년만에 스크린 주연작으로 '덕구'를 택했다. 진솔한 시나리오와 주인공이라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는 이순재는 노개런티로 출연하는 열의를 보이며 관객들의 심금을 녹일 전망이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4월 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