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맨' 김현수(30)가 '친정팀' 두산과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김현수는 3일 열린 잠실 두산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2타점이 9회 나온 극적인 동점 2점 홈런. 팀은 연장 11회 접전 끝에 4-5로 패해 연승 행진을 '2'에서 마감했지만 타석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줬다.
1회 첫 타석에선 두산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시속 131km 직구를 공략했지만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3구째 시속 106km 슬로우 커브 다음 속구로 승부를 건 유희관의 노림수에 걸렸다.
하지만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달랐다. 0-2로 뒤진 3회 1사 1루 상황에선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시속 119km 체인지업을 밀어 쳐 유격수 쪽으로 날렸다. 2루 쪽으로 시프트에 들어가 있던 김재호가 백핸드 캐치를 해 1루로 송구했지만 먼저 베이스를 밟으면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출루했다. 5회 2사 1루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유희관이 직구, 커브, 슬라이더를 골고루 섞어 배트를 유인했지만 반응하지 않았다. 1-2로 뒤진 7회에는 2사 3루 찬스에서 1루 땅볼로 아웃됐다. 바뀐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풀카운트 6구째 시속 147km 직구를 때렸지만 1루수 오재일 글러브에 걸렸다.
극적인 드라마는 9회 만들어졌다. 2-4로 패색이 짙던 9회 무사 1루에서 두산 마무리 김강률의 2구째 포크볼을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지난달 28일 고척 넥센전 이후 5경기 만에 나온 시즌 2호 홈런이었다.
승부를 극적으로 연장까지 끌고 간 김현수는 연장 10회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팀은 11회 끝내기 점수를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못했다. 그러나 '친정' 두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며 승부를 팽팽하게 만들었다.
한편 2006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김현수는 2015년까지 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지난해 겨울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이 아닌 '한지붕 라이벌' LG와 총액 115억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해 이적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