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명품거리 있는 인천공항 T2는 부자용, T1은 서민용?…양극화 논란


화려한 면세점을 기획한 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공사는 제2터미널을 지을 때 면세점 사업을 핵심 사안으로 분류하고 인테리어와 컨셉트 등에 공들였다. 인천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면세점은 최근 신규 공항을 지을 때 중요도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인테리어와 컨셉트 등에 힘을 줬다는 점을 인정했다.

면세점 업계도 이에 발맞춰 움직였다. 신라와 롯데, 신세계면세점 등은 제2터미널이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의 편의성과 내부 인테리어를 자랑한다는 점은 물론이고 대한항공 등 상대적으로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가 높은 항공사가 입주하는 데 주목했다. 이에 따라 구매력이 높은 비즈니스 승객이 많이 몰릴 것으로 기대했다. 신라와 롯데, 신세계면세점 등이 제2터미널 면세점 컨셉트를 부티크와 럭셔리 등으로 정하며 승부를 건 배경이다.

그중에서도 신세계면세점이 유치에 성공한 샤넬부티크가 눈에 띈다. 2015년을 끝으로 인천공항에서 철수했던 샤넬은 제2터미널 개장과 함께 3년 만에 돌아왔다. 신세계는 복귀한 샤넬과 함께 구찌·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를 한 곳에 집중시켰다.
 
샤넬부티크는 전 세계에서도 유독 한국에서 가격이 높고 매장 입점도 좀처럼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패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샤넬부티크가 들어왔다는 건 제2터미널의 구매력과 그들이 보는 '격' 차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업계 "구매력 차이 커지고 공항 양극화 심화될 것" 

업계는 이런 현상을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제1, 2터미널 고객 사이에서 구매력 차이가 커지고, 제2터미널이 각종 초호와 명품이 집약된 '부자들의 공항'으로 이미지가 고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 면세점 관계자 C씨는 "대한항공 등이 있는 제2터미널을 이용하는 고객과 제1터미널을 이용하는 고객 사이에서 구매력 차이는 지금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는 객단가만 봐도 확연하게 구분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인천공항공사가 구매력 차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으면서 면세점 임대료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제1, 2터미널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봤다.

또 다른 중견 면세점 관계자 D씨는 "제2터미널 내에서도 이른바 명품 거리의 인근 면세점에만 들어가려는 브랜드가 많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나 LG생활건강 '후'도 럭셔리를 추구하면서 외곽에 위치한 중견 면세점 입점을 거절했다"고 했다. 또 그는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 사이에서 구매력 차이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과거 제2터미널을 건설하면서 용역 연구를 실시했을 때 제1, 2터미널 이용 고객 사이에 구매력 차이를 측정하거나 반영하기가 어렵다고 결론 났다. 이는 면세점 사업자들도 합의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구매력 차이는 추정치일 뿐 정확한 근거가 없다"며 "터미널을 서민용과 부자용 등으로 의도해 구분하거나 운영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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