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35)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며 물컵을 던지는 등의 '갑질'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조 전무는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해선 안 될 행동으로 더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 전무는 또 "회의에 참석했던 광고대행사 직원분들에게 개별적으로 사과는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며 "광고에 대한 애착이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넘어서면 안됐는데 제가 제 감정을 관리 못한 큰 잘못이다.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지난달 16일 조 전무는 대한항공 공항동 본사에서 자사 광고를 대행하는 A 업체와 광고 관련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 전무는 A 업체 광고팀장 B 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을 향해 물을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무는 B 씨가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와 관련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이 같은 행동을 하고 B 씨를 회의실에서 쫓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2일 A 업체의 회사 익명 앱 블라인드에 이런 사실을 적은 글이 올라왔지만, 바로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무는 다음날인 3일 당시 회의에 참석한 B씨 등 A 업체 직원들에게 사과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자에는 "지난번 회의 때 제가 정말 잘못했다. 광고를 잘 만들고 싶은 욕심에 냉정심을 잃었다. 많이 후회했다. 죄송하다. 내일이라도 찾아가 직접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썼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건에 대해 소리를 지른 것은 맞지만 얼굴에 물을 뿌리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중 언성이 높아졌고 물이 든 컵을 회의실 바닥으로 던지면서 물이 튀었다. 직원 얼굴을 향해 뿌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광고대행사 사장이 사과 전화를 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