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파일럿 첫 방송부터 '전지적 며느리 시점'으로 폭풍 공감을 자아냈다. 이 시대 며느리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시댁의 풍경을 담아내 높은 시청률(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 5.3%)은 물론 화제몰이까지 성공했다. 정규편성 청신호를 켰다.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정성후 프로듀서(콘텐츠협력2부 부국장)는 13일 일간스포츠에 "시청률도 잘 나오고 무엇보다 SNS 반응이 뜨거워서 기쁘다. 이런 시청률이나 반향의 결과에 따라 정규화나 이런 게 결정되는 거라서 첫 방송이 중요했는데 시작은 적정선에서 잘 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파일럿 첫 방송에선 결혼 3개월 차 배우 민지영이 신혼여행 직후 시댁을 찾는 모습과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의 만삭 설 명절맞이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여자들은 부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남자들은 거실에 모여 술을 마시거나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만삭임에도 박세미는 잠시도 쉬지 못하고 명절맞이 준비에 첫째의 육아까지 쉴 틈이 없었다. 며느리에 대한 배려보다는 아들이 우선인 우리나라 시댁 문화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리얼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정 프로듀서는 "VCR의 경우 가능한 한 가공을 안 했다. 자막을 넣어 강조하거나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었는데 그렇게 하면 제작진의 의도가 드러나 보일 수 있어 최종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기기로 했다. 그래서 VCR은 다큐적인 느낌으로 갔고 재미는 스튜디오 토크를 통해 주는 쪽으로 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어떠한 특정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해당 가정이 이상하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정 프로듀서는 "사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 악의가 있는 게 아니다. 일상적으로 잘 지내오던 관계였다. 비난이 쏠려 출연진이 상처받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하며 "우리의 포인트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요소다. 이러한 갈등 요소에 개개인이 맞서 싸우다 보면 가정불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유지되어 온 개개인의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고 싶었다. 며느리 시점에서 시댁의 문화를 보여주면서 얼마나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지 객관적으로 공감시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성숙한 시어머니, 성숙한 며느리,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며 정말 행복한 가정이 되는 모습을 장기적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진정한 제작진의 목표였다.
정 프로듀서는 "MC들이 녹화하면서 깨닫더라. 나 역시 30년 차 며느리로서 생각하고 있던 것이지만, 제작진도 그렇고 출연진도 그렇고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면서 배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댁뿐 아니라 남편도, 며느리(착한 며느리병)도 문제가 있다. 이런 게 하나의 밀알이 되어서 깨닫고, 깨닫는 사람이 늘어나면 우리 사회가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3부작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19일과 26일 목요일 오후 8시 55분에 1회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