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며느리 시점에서 담은 리얼한 시댁의 민낯으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와 동시에 개그맨 김재욱을 향한 비난은 뜨거워지고 있다. 그의 SNS로 몰려가 비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는 것.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고 이는 앞으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제작진이 풀어가야 할 과제가 됐다.
12일 방송된 MBC 파일럿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첫 방송에선 결혼 3개월 차 배우 민지영이 신혼여행 직후 시댁을 찾는 모습과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의 만삭 설 명절맞이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여자들은 부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남자들은 거실에 모여 술을 마시거나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만삭임에도 박세미는 잠시도 쉬지 못하고 명절맞이 준비에 첫째의 육아까지 쉴 틈이 없었다. 며느리에 대한 배려보다는 아들이 우선인 우리나라 시댁 문화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리얼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높은 시청률(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 5.3%)은 물론 화제몰이까지 성공했다. SNS에서 뜨거운 반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안도하기엔 이르다. 우려했던 방향으로 비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김재욱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네티즌이 그의 SNS에 몰려가 '참 답이 없다' '비상식이다.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지 마라' '진짜 최악이었다' '이번 기회로 안티 100만 양성할 것 같다'는 등의 비난 글을 올리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제작진은 첫 방송 이후 어떠한 특정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해당 가정이 이상하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정성후 프로듀서(콘텐츠협력2부 부국장)는 일간스포츠에 "사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 악의가 있는 게 아니다. 일상적으로 잘 지내오던 관계였다. 비난이 쏠려 출연진이 상처받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하며 "우리의 포인트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요소다. 이러한 갈등 요소에 개개인이 맞서 싸우다 보면 가정불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유지되어 온 개개인의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고 싶었다. 며느리 시점에서 시댁의 문화를 보여주면서 얼마나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지 객관적으로 공감시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성숙한 시어머니, 성숙한 며느리,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며 정말 행복한 가정이 되는 모습을 장기적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제작진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제작진의 바람대로 비난 여론이 줄어들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며느리의 모습이 그려질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