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고(故) 최은희의 발인이 오늘(19일) 엄수된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 성모 장례식장에서 고 최은희의 발인이 진행될 예정이다. 고인은 아들 신정균 감독과 여러 가족 친지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든다.
고인은 생전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삶을 살았다. 1926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나 1942년 연극을 시작해 1947년 '새로운 맹서'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후 김지미, 엄앵란과 함께 1950~60년대를 대표하는 원토 트로이카로 사랑받았따.
1953년 영화 '코리아'에 출연하며 신상옥 감독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1954년 결혼해 130여 편의 영화를 함께 만들며 활약했다. '성춘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작을 만들어냈다.
이후 신 감독과 이혼한 최은희는 1978년 홀로 홍콩에 갔다가 북한 공작원에 납치돼 납북되는 일을 겪는다. 신 감독도 같은 해 납북돼 두 사람은 1983년 북한에서 재회한다.
최은희와 신 감독은 북한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펼쳤다. 최은희는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인 최초 해외영화제 수상이라는 대 기록이었다.
두 사람은 1986년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 극적으로 망명에 성공했다. 10년 넘게 망명 생활을 하다 1999년 영구 귀국했다.
최은희는 귀국 후에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안양영화예술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후배를 양성했고, 극단 '신협' 대표로 취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2007년 자서전 '최은희의 고백'을 펴내며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2006년 신 감독을 먼저 떠나보낸 후 건강이 악화돼 투병 생활을 이어나갔다. 유명을 달리하기 직전까지 신장투석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