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표는 다음달 5일 서울 화곡동 KBS 스포츠월드에서 2018 세계프로레슬링기구(WWA) 국제프로레슬링대회(경동건설산업 주관·대한종합격투기협회 주최)를 연다. 이번 대회엔 임준수(WWA 챔피언 타이틀 도전)·김민호(극동 챔피언 타이틀 매치) 등 특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프로레슬링의 자존심을 세운다.
어린이 날에 열리는 대회인 만큼 다문화 가정과 불우이웃 어린이들을 초대해 장학금을 전달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또 온 가족이 부담없이 레슬링을 즐길 수 있도록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한국프로레슬링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이왕표는 "우리 세대는 어린 시절 레슬링을 보며 꿈과 희망을 키웠다. 세월이 흘렀지만, 당시 감동을 재현할 만한 매치를 준비했다"면서 "선수 시절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어린이날에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설의 프로레슬러 김일의 수제자 이왕표는 1975년 데뷔해 한때 WWA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는 등 인기를 누린 한국 프로레슬링의 산 증인이다. 1980년대 이후 프로레슬링 인기가 쇠락한 가운데서도 이왕표는 2009년과 2010년 종합격투기 출신 밥샙과 타이틀전을 치르는 등 식지 않는 열정을 과시했다. 2013년 담도암 판정을 받고도 불굴의 의지로 이겨냈다. 병마와 싸우는 동안에도 레슬링 후배들만 생각해 왔다고 한다.
그런 이왕표에게 이번 대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한국 프로레슬링이 젊은 세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에서 그는 자신의 후계자를 점찍을 예정이다. 이왕표는 "건강할 때 후계자를 정하고 차세대를 만들고 싶다"면서 "차세대 레슬러를 찾기 위한 대회라고 타이틀을 붙이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선수가 '차세대'의 자격을 갖췄냐는 질문에 "나는 링 위에선 물론 암과 싸우는 과정에서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려고 노력했다"면서 "후배들도 그런 사명감을 갖고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뒤 오는 10월 후계자를 지명할 예정이라는 이왕표는 "살아있는 한 한국 레슬링을 위해 달릴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