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인선(26)이 JTBC 월화극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했다. 아역배우로 시작, 성장통을 겪었던 그는 이젠 성인 연기자로서의 자연스러움과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데뷔 처음으로 싱글맘 역할에 도전했다. 생후 3개월 된 딸과 엉겁결에 와이키키에 눌러살게 된 윤아 역을 소화했다. 생활고에도 무한 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는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종영 당일 진짜 열애 소식이 전해졌다. '으라차차 와이키키'에 함께 출연했던 이이경과 연인 사이였던 것. 두 사람은 작품에 피해를 끼칠까 염려하며 비밀 연애로 사랑을 키워왔다.
-종영 소감은. "걱정했던 것보다 너무 사랑받아서 감사드린다. 이 작품을 통해서 연기적으로 배운 게 많고 한계를 조금이라도 뛰어넘으려고 시도했던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앞으로 쭉쭉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이었다. "실시간을 통해 느꼈다. 실시간 톡 이런 걸 잘 안 보는 편인데 이번엔 피드백을 받고 싶어서 처음부터 열심히 봤다. 실시간 톡이 정말 활발했다. 그래서 다음 날 시청률이 오르지 않을까 싶었지만 똑같았다.(웃음)"
-초반 민폐 캐릭터였다. "타이틀롤 자체가 '분노유발 민폐 싱글맘' 한윤아였다. 민폐도, 싱글맘도 부담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때 감독님이 타이틀에 얽매여서 슬프게 보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윤아라는 사람에게 딸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때부터는 엄마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싱글맘으로 접근하려고 했을 땐 어렵게만 보였는데 엄마로 접근하니 좀 더 쉬워졌다. 실제 솔이 어머니께 여쭤보면서 연기했다. 그리고 윤아가 민폐를 끼쳐야만 이야기가 열리는 방식이었다. 계속 민폐만 끼칠 캐릭터가 아니란 걸 알고 있기도 해서 걱정하지 않았다."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나. "평생에 다신 없을 삼박자가 고루 맞은 작품이었다. 누구 하나가 잘나서 사랑받은 작품이 아니다. 작가님, 감독님, 스태프분들, 시청자분들의 피드백까지 그런 모든 합이 너무 좋았다. 잊지 못할 작품이다."
-찍으면서 정말 웃겼던 장면을 꼽는다면. "모든 장면이 웃겼다. 작품 하면서 웃어서 NG가 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스트하우스 거실 장면 같은 경우는 웃느라 힘들었다. 애드리브가 난무했다. 안 웃을 수가 없었다. 누구 하나가 웃기 전까지는 감독님이 커트를 안 했다. 그런 환경이라서 어느 한 장면을 꼽기 어렵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화기애애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님이 한 토크를 하기도 하고 촬영 들어가면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난무했다. 열정이 넘쳤다. 너나 할 것 없이 에너지가 많고 생동감이 넘치는 현장이었다. 시트콤이란 장르에 또래의 기운을 받아서 시너지가 발휘됐다."
-파트너 김정현과의 호흡은. "랩이나 만취, 애교를 부리는 장면일 때 정현 오빠(동구) 앞에서 하는 게 많았다. 처음에 랩 할 때까지만 해도 수줍음을 많이 느꼈다. 그때 장면을 보면 알겠지만,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했다. 오빠가 정말 배려를 많이 해줬다. 오히려 자기가 더 오버해서 표현해줬다. 초반 촬영 당시 적응이 쉽지 않았다. 윤아라는 캐릭터로 적응하는 데 있어 고민이 많았다. 나 때문에 촬영이 지연된 적도 있다. 멘붕이 오고 그럴 때 오빠가 많이 도와줬다. 밤을 새우고 있던 와중에도 함께 모니터해주고 제안도 해줬다. 멘붕 당시 동구란 캐릭터에 많이 기대어서 갔다. 오빠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진중한 사람이란 걸 느꼈다. 중심이 꽉 잡힌 사람이란 걸 느꼈다. 연기를 잘하는 게 진짜 좋은 사람이라서 좋은 연기가 나온다는 생각이 들더라. 초반에 동구 오빠가 아니었다면 윤아를 연기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딸이었던 솔이와의 호흡은. "초반에만 솔이 역의 아기가 2명이었는데 많은 분이 알아봐서 나중엔 한여름이라는 친구와만 함께했다. 뒤로 갈수록 손발이 맞았다. 아기와 어떻게 호흡을 맞춰야 하는지 배우들 모두가 방법을 터득했다. 순하고 수더분하고 방긋방긋 잘 웃는 아이임에도 처음엔 힘들었다. 울면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내 것에 집중할 수 없었다. 시트콤 템포에 맞춰 따라가기 버거웠다. 정신없이 가다 보니 내 연기를 많이 놓쳤는데 그래서 더 윤아 같더라. 머리를 쓰지 않는 진솔한 연기가 된 것 같다. 담백한 모습이 나왔고 그래서 좀 더 시청자와 가까워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