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새로운 경쟁자 때문에 바짝 긴장했다. 바로 CJ의 디저트 카페인 투썸플레이스와 SPC그룹 계열사인 배스킨라빈스다. 두 업체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에 가장 많은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매입액)를 안기는 제품군인 케이크를 판매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투썸플레이스의 프리미엄 케이크와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케이크 사이에서 제품 차별화 및 젊은 계층을 끌어들여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케이크 사러 투썸플레이스·배스킨라빈스 가는 젊은층
"파리바게뜨요? 특별한 날 사기에는 조금 흔해서…."
20대 여성인 A씨는 최근 연인과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투썸플레이스에서 '스트로베리초콜릿생크림' 케이크를 샀다. 가격은 한 개에 2만9000원. 비교적 작은 크기에 비해 가격대가 비싼 편이지만 A씨는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여기 케이크는 일단 고급스럽고 흔하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던 그는 "케이크를 살 때는 조금 비싸도 일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보다는 투썸플레이스를 찾는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의 케이크가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매출도 수직 상승 중이다.
현재 투썸플레이스는 연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케이크와 샌드위치, 쿠키 등 200여 종의 디저트 메뉴가 맛잇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매장 매출의 40%를 베이커리류에서 올리고 있다. 다른 카페들의 음료 외 평균 매출 비중이 10%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2002년 출범 당시부터 디저트 카페를 표방했다. 지난 16년 간 베이커리 등 디저트류를 판매하면서 나름의 노하우 역시 수준급이라고 자부한다"며 "우리는 고급 원료를 디저트용으로 사용한다. 프리미엄 케이크에 걸맞는 맛과 제품력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의 베이커리와 디저트가 승승장구하자 파리바게뜨가 긴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파리바게뜨가 정한 경쟁 상대가 '투썸플레이스'라는 말이 있다. 매장수도 많고 케이크류가 인기를 끌자 투썸플레이스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같은 그룹의 배스킨라빈스와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배스킨라빈스에서도 파리바게뜨의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팔고 있기 때문이다.
한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는 "일반 아이스크림과 아이스크림 케이크의 매출 비중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50대 50 가량으로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무척 잘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아이스크림 케이크의 디자인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모양부터 20대가 선호하는 고급스러운 스타일까지 고루 나오지 않나.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 말고도 평상시에도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찾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여타 프랜차이즈 빵집에 뒤지지 않는다. 현재 배스킨라빈스의 케이크 가격은 주로 2만원에서 3만원 대 초 사이에 형성돼 있다. 여기에 일반 밀가루 케이크보다 보관 기간이 월등하게 길다는 장점이 있다.
동네 흔한 빵집된 파리바게트…압도적 1위가 오히려 독?
파리바게뜨는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사실상 적수가 없다.
파리바게뜨는 창립 10년 만인 1997년 업계 1위에 올랐다. 2000년대부터는 빵과 함께 커피와 음료를 도입해 '베이커리 카페'를 컨셉트로 잡으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2015년에는 전국에 매장 3400여 개를 냈고 공시 기준 연 매출 1조7200억원을 달성했다. 하루 빵 생산량만 400만개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2위와의 격차도 크다. 2위인 CJ의 뚜레주르는 파리바게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00여 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뚜레주르가 파리바게뜨 자리를 넘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제빵 업종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돼 연 2% 이내에서 가맹점 신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뚜레주르 관계자는 "파리바게뜨의 경우 카페형 매장이 많지만, 뚜레주르는 일반 매장이 많다. 매장 수 등 여러 조건적 문제로 매출 면에서 차이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가 업계에서 압도적인 선두가 되면서 소비자 사이에 파리바게뜨도 가장 대중적인 빵집이 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파리바게뜨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파리바게뜨 빵을 너무 흔하게 인식하면서 식상해 하거나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20~30대가 파리바게뜨 케이크나 빵 대신 투썸플레이스나 배스킨라빈스, 특화된 동네 명소 빵집을 찾으려는 경향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파리바게뜨의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도 젊은 층의 변화하는 성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나 핑크퐁, 해외 유명 아티스트 등과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꾸준히 하고 있다. 또 한정판으로 판매되는 제품 및 SNS 마케팅으로 새 계층을 유입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