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방송된 MBC 'PD수첩'에는 조계종의 큰스님인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각종 의혹을 보도했다.
설정스님과 한 여승 사이에서 A씨가 출생했다는 얘기로 시작됐다. 숨겨진 처와 딸이 있다는 것. A씨는 설정스님의 형과 여동생의 집으로 전입신고를 계속하다 총무원장 선거 직전 캐나다로 출국한 상태. 설정스님 측은 "수덕사에 주지로 있으면서 많은 핏덩이들을 입장시켰고 그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PD수첩' 측은 은처자 주장의 증거로 A씨의 은행계좌 내역과 설정스님이 10년 동안 13차례에 걸쳐 5800만 원을, 동생이 1억 2000만 원을, 그 외 조카와 여동생이 수시로 A씨에게 거액을 송금한 내역을 들었다. 사찰 명의로도 입금이 되어 있었다.
설정스님은 수십 년 동안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했다. 그러던 중 서울대가 '서울대에 입학하거나 졸업한 사실이 없다'고 하자 "서울대 부설 방송통신대 출신이다. 서울대를 다닌 적이 없다"고 인정한 학력위조 의혹을 다뤘다.
또 사유재산 의혹에 대해선 설정스님의 형인 대목장 전 씨는 수덕사 인근 2만 평 토지에 13개 동 규모의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세웠다. 이후 자금난으로 강제경매에 넘어가자 이를 되찾아 와서 가등기한 사람이 설정스님이었다. 이 과정에서 경매자금 50억의 출처와 차액 15억이 어디로 간 것인지 의문을 품었다.
이와 관련, 설정스님 측은 "형의 소유인 한국고건축박물관이 부채로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해 가등기만 한 것이다. 조만간 수덕사로 소유권이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PD수첩' 측은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설정스님은 직접 자신이 이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조계종 총무원장 자리에 오르자 해명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날 현응스님의 여신도 성추행과 유흥업소 출입 의혹도 제기됐다. 유흥업소 사장의 진술과 해인사 주지로 있었던 2005년부터 2008년까지의 법인카드 내역이 공개됐다. 미투 게시판에 현응스님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신도를 직접 만나 당시 상황을 들었다. 현응스님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제보자가 등장하기도 했다.
방송에 앞서 조계종 측은 'PD수첩' 방송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당했다. 재판부는 "방송을 금지시켜야 할 정도라고 판단되지 않는다. 언론은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 방송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 엄격히 보고 있다"고 설명, 정상적으로 방송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