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가 끝내 공감을 잡는 데 실패했다. 시청률은 3%대를 오갔고 스토리 전개는 아쉬움을 자아냈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침표다.
10일 종영된 MBC 수목극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최종회에는 한혜진(남현주)이 윤상현(김도영)과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모습으로 엔딩을 맞았다. 김태훈(장석준)이 아닌 남편 윤상현을 택한 한혜진. 그렇게 깨졌던 가정이 다시금 합을 이뤘다.
극 초반 한혜진은 뇌종양 진단을 받은 후 마구잡이로 윤상현을 밀어냈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아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거짓말을 했다. 윤상현이 거듭 붙잡으려 해도 냉정하게 돌아섰다. 때마침 첫사랑이었던 유인영(신다혜)까지 등장했다. 윤상현은 그의 유혹에 넘어갔다. 가정은 결국 깨졌다.
진부한 설정 속 이어지는 눈물 세례. 갈수록 짙어지는 시한부 이야기와 불륜 이야기가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시대착오적인 신파란 지적을 받았다. 한혜진과 윤상현이 갈등하는 사이 딸 이나윤(김샛별)이 엄마의 병을 알게 됐다. 하지만 딸 걱정보다는 남편의 걱정이 앞선 한혜진.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 장용(남진태)에게도 "산 사람들한테 고통을 나눠주고 싶지 않겠다"면서 오로지 윤상현에게만 진실을 속였다.
시청자들은 '무슨 80, 90년대 드라마인 줄 알았다' '딸이 상처받을 걱정보다 남편이 상처받을 게 더 큰 걱정인 건가?' '진부하다 못해 흔해 빠진 식상한 얘기' '드라마가 촌스럽다' '현실을 사는 주부들에 너무 답답한 스토리다' '80년대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느낌이다' 등의 글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감하기 힘들고 현시대를 벗어난 신파란 지적이었다.
드라마 후반 병색이 짙어진 한혜진은 갖은 설득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윤상현을 사랑하면서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자신을 속이고, 김태훈에게도 속내를 숨겼다. 하지만 최종회를 앞두고 마음이 돌변했다. 꿈에 그리던 발리행이 아닌 윤상현 곁에 남기로 한 것.
뇌종양 극복법이 수술이나 어떠한 약물이 아닌 진정한 사랑이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제작진. 그 의도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으나 전개 과정에서 이야기가 촘촘하게 채워지지 못했다. 주인공의 감정선에 공감되지 못하면서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졌다. 또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이 호감을 주며 그려지지 못했다. 이도 저도 아닌 모습으로 전락하면서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