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연은 1990년대 대표 인기 예능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폭탄 웃음을 선사했다. 노처녀 컨셉트를 강조한 캐릭터와 얌전한 표정으로 힘 자랑을 하는 콩트 등이 웃음 포인트였다. 목젖이 보일 정도로 크게 웃고, 사자후를 내지르는 모습 등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코미디언도 아니고 대학가요제 출신, 심지어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가 예능에서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웃음을 준다는 것 자체가 당시엔 꽤 신선하고 파격적이었다.
강산이 두 번 바뀌고 다시 방송가에서 노사연이 '예능 치트키'로 활약 중이다. 특유의 매력이 또 다시 통하고 있다. 지난 3월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화제를 모은 데 이어 SBS '동상이몽2-너는 내운명'에 고정 출연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방송이 나간 후 노사연 에피소드가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한다.
겉으로는 털털하지만 속은 한 없이 여리고 소녀 감성을 지닌 영원한 '꽃사슴' 노사연이 데뷔 40년 만에 처음 취중토크 주인공으로 자리에 앉았다. "가볍게 목만 축일까"라고 시작한 인터뷰에서 노사연은 맥주를 혼자 4병 비워냈다. 호칭은 '큰 언니'로 정리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이무송씨와는 어떻게 연애를 시작했나요. "이무송씨는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했는데 TV에서 봤던 '만남'을 부른 여자가 갑자기 자기를 좋아한다고 하니깐 처음엔 놀라고 조심스러워했어요. 연상이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했죠. 근데 결혼하고 어느 날 '부모님과 의논한 뒤 작은 사랑을 키웠다'고 하는데 그 말이 너무 섭섭하더라고요. 날 사랑하지 않는데 결혼을 했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전 천둥같은 사랑을 했었거든요. 그 말에 슬픔이 밀려왔고, 결혼생활도 비참해졌어요. 사실 시어머님이 저를 너무 좋아해주셨는데 어머님 때문에 나랑 결혼했나라는 생각도 들었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연애) 경험이 없고 사랑을 처음해봐서 미숙했던 것 같아요. 이무송씨가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럴 때 제가 이혼하자고 했을 때 그 사람은 당시에 어떤 마음이었을지, 또 노사연의 남편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서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남편 이무송씨의 가장 큰 장점은 뭔가요. "한결같이 변함 없는 거요. 그리고 강한 것 같은데 사실 속은 여린 사람이에요."
-MBC '라디오스타'에 '동상이몽'까지 화제성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섭외도 더 많이 올 것 같아요. "요즘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아봐주시고, 섭외고 많이 와요. 라디오에서 박명수씨를 만났는데 '제10의 전성기'라고 소개해주더라고요.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동요하지 않으려고 해요. 이렇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에 감사하지만 인기는 식혜에 뜬 밥알 같고 거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40년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많이 경험했어요. 그래서 감사하지만 너무 들뜨지 않으려고 해요."
-방송에서 호흡이 잘 맞는 연예인은 누구인가요. "김구라요. 지상렬이랑도 잘 맞아요. 지상렬이랑도 6년 동안 라디오를 했어요. 김구라· 지상렬·염경환 셋이 친구잖아요. 그 셋이랑은 가끔 회식하면서 만나기도 하고 방송을 하면 잘 맞기도 한 것 같아요. 사실 구라는 참 성격이 연약해요. 겉으로는 센 척 하는데 조금만 건드려도 눈물이 뚝 떨어질 것 같은 사람이에요. 강한 척 하는데 제 눈엔 그러면 그럴수록 더 약해보여서 마음이 가요."
-연예계 절친이 많죠. "사람들을 만날 때 머릿 속으로 계산 하면서 만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그렇다 보니 한 번 알게된 인연도 오래가죠. (김)건모랑도 친하고, (이)승철이도 제가 아끼는 후배예요. 건모는 제 생일 선물도 특별히 잘 챙겨줬어요. 건모가 참 재밌고 매력이 많은데 저를 친누나처럼 잘 챙겨주고 따라요. 그래서 저도 건모를 책임지고 결혼을 시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항상 건모를 위해서 기도해주고, 건모에게 잘 어울리는 여자가 없나 찾아보죠."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영상=박세완 기자 장소협찬=경리단길 테이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