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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결산②] 日'만비키가족' 어떻게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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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결산②] 日'만비키가족' 어떻게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나

등록2018.05.20 14:18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Shoplifters)'이 차지했다. 칸의 애정을 바탕으로 오랜기간 도전한 끝에 얻은 결실이다.
 
칸 영화제 최고 영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만비키 가족'은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가족이 갈 곳 다섯 살 소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제목의 '만비키'는 물건을 사는 척 하면서 훔치는 좀도둑을 뜻한다. 릴리 프랭키·안도 사쿠라·마츠오카 마유·이케마츠 소스케·키키 키린이 열연했다.
 
'만비키 가족' 역시 칸 영화제 기간내내 주목받은 작품 중 한 편이다. 상영 후 8분 여의 시간동안 기립박수를 받았고,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평점도 좋았다. 스크린데일리 평점은 역대 최고 평점을 깨부순 '버닝(이창동 감독)' 3.8점(4.0 만점)에 이어 3.2점을 기록했다.
 
올해 칸 영화제는 어느 때보다 아시아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3개국 영화가 모두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등 경쟁부문에 오른 21편의 작품 중 아시아 영화만 무려 8편이 배치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국내 이창동·박찬욱·홍상수 감독 못지 않게 칸이 사랑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일본의 '칸의 남자'라 불리우는 그는 '디스턴스'(2001), '아무도 모른다'(2004),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만비키 가족'(2018)까지 경쟁부문에만 5번 입성했고, 언젠가는 받을 것 같다고 여겨진 황금종려상을 기어이 품에 안았다.
 
일본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1997년 이마무라 쇼헤이의 '우나기' 이후 21년 만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를 통해 야기라 유야가 남우주연상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받은데 이어 황금종려상까지 거머쥐며 세계적 무대의 가장 높은 위치에 당당히 올라섰다.
 
'만비키 가족'은 따뜻한 가족영화의 최전선에 있는 작품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장기가 빛을 발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가족을 만드는 것이 핏줄인지, 함께 보낸 시간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부모에 의해 버려진 여자아이,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아내, 성매매로 살아가는 젊은 여성까지 사회적 빈부격차와 안전망 부재에 대한 메시지도 녹여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몇 년 전 일본에서 큰 공분을 산 사기 사건과 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통해 '만비키 가족'의 기본 골조를 생각했다. '죽은 부모의 연금을 계속 타기 위해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사건'이었고, 일본인들은 어쩌면 경범죄로 봐도 무방할 법한 이 사건에 분노하고 또 분노했다.
 
일본은 지난 5년간 경제불황으로 계층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정부마저 빈곤층을 실패자로 낙인찍고 있다. 가난이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지자 공동체 문화는 붕괴됐고, 가족 역시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이라는 가장 작은 사회의 울타리를 통해 가족을 이야기 했고, 일본을 이야기 했고, 더 나아가 전 세계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를 대두시켰다. 영화의 존재 가치와 영향력, 감독의 색깔을 모두 잃지 않은 '만비키 가족'의 황금종려상 수상을 모두가 인정하는 이유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 칸(프랑스) 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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