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1군 경기를 보며 "우리 외야진 정말 잘한다. 빈 자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당시 김현수-이형종-채은성으로 구성된 외야진은 모두 3할대 중반의 맹타를 기록 중이었다.
2011년 LG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천웅 역시 외야 세대교체 주자 중 한 명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적은 없지만, 2016년과 2017년 모두 250타석 이상 들어서 각각 타율 0.293, 0.284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 밀려 주로 대타로 나섰다. 그는 "실망보단 기회라고 여겼는데 점차 밸런스가 망가졌다"고 안타까워했다. 그사이 LG 외야는 류중일 감독의 '믿음의 야구' 속에 점차 탄탄한 모습을 갖춰갔다.
이천웅은 보름 넘게 2군에 머무르다 돌아왔고, 이제는 다른 외야 동료들이 부럽지 않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11일 1군 복귀 후 10경기에서 정확히 타율 0.500(40타수 20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만 7차례 기록하는 등 팀 내 타율이 가장 높다. 5월 16일 삼성전에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안타를 쳤다. 이천웅이 맹타를 휘두르면서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연결고리가 강화되는 등 LG의 타선은 한층 두터워졌다.
이천웅은 "2군에서 하체에 중점을 두며 훈련했고, 계속 선발 출장하며 타격감을 찾았다. 1군 복귀 후엔 타이밍이 안 맞는데도 안타가 나오는 등 운이 따랐다"고 맹타의 비결을 설멍했다. 이어 "2군에 다녀온 뒤 기회를 받고 있고 매 타석 절실하고, 소중하게 임한다"며 마음가짐을 얘기했다.
이천웅의 맹타는 한 달 넘게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있는 가르시아의 공백도 잊게 한다. 사실상 이천웅이 가르시아의 빈 자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김현수가 4번타자로 나선 뒤 4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해 가르시아의 빈 자리는 크게 느껴지지 않고 있다.
LG는 요즘 이천웅(중견수)-오지환(유격수)-박용택(지명타자)-김현수(1루수)-채은성(우익수)-양석환(3루수)-이천웅(좌익수)-유강남(포수)-정주현(2루수)으로 이어지는 고정 라인업 체제다. 그런데 3루가 주포지션인 가르시아가 돌아오면 양석환이 1루, 김현수가 좌익수로 돌아갈 것이 유력하다. 나머지 외야수 이형종은 리드오프, 채은성은 5번타자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명타자로는 박용택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이천웅이 복귀 전 생각한 대로 외야진이 워낙 잘해 들어갈 틈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천웅은 최근 타격감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했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도 얻었다. 또 이천웅이 맹타를 휘두르면서 LG로선 복귀 시기가 점차 늦춰지고 있는 가르시아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