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2PM의 황찬성(28)이 아이돌 가수, 연기자가 아닌 뮤지컬 배우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황찬성은 추정화 연출의 뮤지컬 '스모크'에서 열연 중이다. 일본에서 뮤지컬 '알타보이즈' '인터뷰' 등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 뮤지컬을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모크'는 이상 시인의 작품 ‘오감도 제 15호’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작품. 극 중 내면의 아픔을 간직한 소년 해 역을 맡았다. 극 중 등장하는 초, 해, 홍 등 세 인물은 결국 다 모두 시인 이상이다. 해는 시인 이상의 가장 순수한 인격체를 맡았다. 작품 뿐만 아니라 캐릭터도 무게감과 깊이감이 있다. 좀 더 접근하기 쉬운 작품과 캐릭터로 국내에서 뮤지컬 첫 선을 보일 수도 있었지만, 황찬성의 선택은 과감했다. 그리고 옳았다.
-국내에서 선보이는 첫 뮤지컬로 '스모크'를 택한 이유는 "대본을 보고 재밌어서 세 번을 연달아 읽었다. 처음엔 이상 시인에 대해 쓴 이야기인 줄도 몰랐다. 이후에 이상 시인에 대해 찾아보고 다시 읽어보니 더욱 대본이 재밌더라. 사실 뭘 하려고 결정할 때 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면 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개인 활동 스케줄 관련해선) 재밌으면 하고 싶고, 하고 싶으면 결정을 하는 편이다. '스모크' 대본을 읽고 하고 싶다는 의사를 회사에 얘기했다. 그동안 뮤지컬 제안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2PM 활동을 하면서 뮤지컬 연습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았다. 뮤지컬에 출연하는 건 새로운 도전이나 마찬가지인데 준비를 단단히 해서 나오고 싶었다. "
-욕 먹을까봐 걱정했다던데. "많은 뮤지컬을 하지도 않았고 국내 뮤지컬은 처음인데 더 걱정이 많았다. 선배님들이 하는 걸 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최대한 연습하는 시간을 많이 내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해 캐릭터를 어떻게 풀어내야할지 걱정과 고민이 많아서 연습을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드라마로 연기 경험이 있다. 뮤지컬과 드라마 연기 어떤 게 더 힘든 것 같다. "드라마는 표정 등으로 감정을 잘 살려내야하고, 뮤지컬은 신체적으로 감정선을 다 표현해야한다. 둘 다 쉽진 않다. 아이돌 가수지만 뮤지컬에서 몸으로 표현하는 건 또 다른 얘기인 것 같다. 어렵다."
-매번 커튼콜 때 기립박수가 나온다. "다행히 리허설 때 보단 첫 공연 때 무대가 더 익숙했고, 점점 무대를 하면 할수록 무대가 더 익숙해지고 있다. 작품을 하면서 연습할 때도 그렇고 공연할 때도 그렇고 부담감과 긴장감에 한숨이 나오고 다리까지 막 간지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아 내가 이 작품이랑 이렇게 또 마주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매회 공연 때마다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피드백도 찾아보고 모니터도 하고 있다."
-택연·준케이 등 멤버들의 입대로 2PM 멤버들이 개인 활동 중이다. 이 시기에 뮤지컬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나.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했었다. 하지만 그동안 내겐 일주일의 시간도 없었다. 뭔가 여러가지로 활동이 오버랩되다보니 뮤지컬을 한다고 해도 제대로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뮤지컬을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안 하고 있다가 작년부터 시간이 좀 생겼다. 꼭 뮤지컬이 아니더라도 연기를 계속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는데 마침 해보고 싶은 뮤지컬을 만나서 도전하게 됐다."
-2PM으로 무대에 설 때와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설 때 느낌이 다른가. "콘서트를 할 때 팬들에게 받는 환호, 팬들과의 소통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연극과 뮤지컬은 콘서트 때 소통과는 또 다른 매력과 재미가 있다."
-공연하는 동안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나. "공연하기 다섯 시간 전에 식사를 마친다. 그렇지 않으면 배에 가스도 차고, 체하더라. 또 공연 전날엔 최대한 빨리 잔다. 전날엔 그 어떤 짓도 하지 않는다. 7~8시간의 수면 시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2PM 멤버 중 공연을 보러 온 멤버는. "닉쿤 형이 봤다. 연락도 없이 와서 봤다. 분장을 받고 있는데 쿤 형이 들어왔다. 내용이랑 대사가 좀 어려워서 형이 이해를 할 수 있을지 물음표였는데 확실히 형은 이해도가 빠른 편이라 그런지 언어적으로 100% 이해하지 못 했더라도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했더라. 닉쿤 형이 '니가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재밌게 봤다"고 말해줬다."
-개인 활동에 대한 방향을 정할 때 2PM 멤버로서 고려하는 부분이 있다. "개인 활동이 2PM 활동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지 미리 생각해본다. 내 활동과 선택으로 인해 2PM 활동에 조금이라도 지장이 생길 것 같으면 아예 하지 않는다. 2PM 스케줄에 지장이 없을 개인 스케줄만 잡는다. 2PM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다같이 하는 것이라 멤버 모두 팀 활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러면서도 멤버들은 누군가가 개인 활동을 할 때 배려를 많이 해준다."
-'스모크'로 황찬성의 성장을 기대해도 될까. "드라마와 영화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을 얻고 있다. 긴 호흡으로 극을 연기하면서 감정을 한 번에 쏟아내는 경험을 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는 신을 나눠서 찍기 때문에 얻을 수 없는 경험이다. 이런 부분이 뮤지컬의 매력이고, 또 이런 특징 때문에 얻고 배우는 게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