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그야말로 '스타 워즈(Star Wars)'다. 개막을 앞둔 2018 러시아월드컵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러시아를 수놓을 스타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월드컵을 빛낼 스타 32개국 32명을 소개하고 있다. FIFA가 직접 소개하는 선수라 FIFA의 '공인'을 받은 셈이다. 일간스포츠는 러시아월드컵을 맞아 각 조별리그에서 맞붙게 될, FIFA가 공인한 대표 스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네 번째 주인공은 D조의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에 있다. 극과 극의 두 팀이다. 세계 축구 역사에서 최강의 팀 중 하나로 군림한 아르헨티나. 반면 세계 축구의 중심에 들어선 적 없는 아이슬란드가 한 조에서 격돌한다.
두 팀은 슈퍼스타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아르헨티나를 이끈다. 세계적 위상에서는 메시에게 밀리지만 아이슬란드 내에서는 메시만큼 찬양받는 스타 질피 시구르드손(에버턴)이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러시아월드컵은 사실상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다.
2006 독일 대회에서 처음 월드컵 무대에 등장한 메시는 2010 남아공, 2014 브라질 대회까지 3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정상에 서지 못했다. 독일과 남아공에서는 8강에서 멈췄고, 브라질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메시의 월드컵은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또 월드컵에서는 이렇다 할 만한 강렬한 활약을 하지 못했다. 3번의 월드컵에서 총 15경기에 출전해 5골에 그쳤다. 특히 조별예선이 끝나고 토너먼트로 진입한 뒤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클럽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 메시가 그런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전성기로 보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인 러시아. 메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승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사실 러시아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 후보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천하의 메시가 있지만 축구는 메시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도 가까스로 통과한 아르헨티나다. 우승 후보는 독일·스페인·프랑스 그리고 브라질이 꼽힌다.
그렇지만 세계의 많은 축구팬들이 메시의 '대관식'에 대한 희망을 놓고 있지 않다. 그래도 '축구의 신' 메시기에 기적을 연출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메시 외에 다른 대표팀 선수들이 잘 받쳐 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뜻이다.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기에 기대하는 바가 더욱 크다. 시구르드손의 첫 월드컵
시구르드손은 아이슬란드 동화의 주인공이다. 그가 쓰고 있는 아이슬란드 동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구르드손은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상징적 선수다. 그는 레딩·호펜하임·스완지 시티 등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레딩 올해의 선수(2009~2010) 호펜하임 올해의 선수(2010~2011) 스완지 시티 올해의 선수 2회(2015~2016·2016~2017)에 선정된 것이 시구르드손의 위용을 보여 주고 있다.
아이슬란드 대표팀에서는 가히 '메시급'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 올해의 축구선수 7회(2010·2012·2013·2014·2015·2016·2017) 수상을 한 것을 보면 그가 아이슬란드에서 어떤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전 세계 축구팬들을 감동시켰던 유로 2016 8강 신화에도 시구르드손이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그는 러시아월드컵 신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시구르드손은 유럽예선에서 4골로 팀 내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아이슬란드를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 올려놨다.
아이슬란드는 쉽지 않은 조에 속했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와 한 조다.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팀은 월드컵이 익숙한 나라들이다. 그렇지만 아이슬란드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드물다. 유로의 기세가 아직 꺼지지 않았고, 유럽예선에서도 조 1위로 본선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유로에 이어 월드컵에서 그들의 질주가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 마지막 월드컵에 나서는 메시의 '대관식'만큼이나 처음 출전한 아이슬란드의 '월드컵 동화' 역시 세계 축구팬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