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 F1 경기장 건물에 마련된 미디어센터 스크린 화면에 북미 정상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경제협력(이하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재계가 본격적인 남북 경협 시대를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북 경제 지원 등 북한의 '경제 도우미'로 한국을 지목한 것을 기점으로 관련 기업들의 태스크포스(TF) 신설 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남북경협사업 TF팀을 가동했다. TF팀은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개성공단 개발 사업 등 기존 사업의 예상 이슈를 점검할 방침이다. 또 북한과 체결한 전력·통신·철도·통천비행장·임진강댐·금강산 수자원·명승지 관광 등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을 토대로 다양한 사업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북방TF'를 만들어 사실상 남북 경협 사업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TF장은 오섭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부사장)이 맡았고, 롯데지주 CSV팀·전략기획팀 임원, 식품·호텔·유통·화학 BU의 임원 및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이 참여해 총 8명으로 구성됐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 F1 경기장 건물에 마련된 미디어센터 스크린 화면에 북미 정상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는 북한에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둥베이삼성까지 아우르는 북방 지역에 대한 연구와 협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KT 역시 구현모 사장을 선봉으로 하는 '남북협력사업개발TF'를 꾸렸다. KT는 그룹 차원에서 남북 간 경제 협력 및 ICT 교류를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삼성물산도 최근 대한건설협회가 추진 중인 ‘건설통일포럼’에 참여하고 남북 경협 TF도 새로 만들어 의욕을 보이고 있다.
재계 움직임에 발맞춰 국회에서는 본격적으로 남북 경협과 관련한 법률 개정안이 속속 발의되고 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남북 철도와 대륙 철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건설기술진흥법·건설산업기본법 등 3개 법률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 F1 경기장 건물에 들어선 미디어센터에서 취재진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들어간 손 부채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개정안은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과 철도산업위원회의 심의 조정 사항에 '남북·대륙 철도의 연결에 관한 내용'을 포함, 정부가 남북 철도 경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앞서 같은 당 강훈식 의원은 4월과 5월에 공공 기관이 남북 협력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한국철도공사법·한국도로공사법 등 11개 법안을 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최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열차 경협을 앞두고 공동 연구·조사 활동을 벌이자고 북측에 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