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한결같다. '손흥민(토트넘)의 팀'이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왔다. 외신들은 한국을 소개하면서 손흥민의 이름을 빠뜨리지 않는다. 한국을 상대하는 감독 선수들도 항상 손흥민을 경계 1순위로 지목했다. F조에서 맞붙을 독일, 스웨덴 그리고 멕시코 역시 한국에 관심이 없는 듯 하지만 손흥민이란 존재감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이 러시아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손흥민의 팀'이라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손흥민과 함께 한국이 결실을 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또 하나의 공격 옵션이 있다. 바로 황희찬(잘츠부르크)이다. 황희찬은 세계적으로 알려지진 않은 선수다. 월드컵에 나선 경험도 없다. 나이는 22세로 어리다. 한국의 상대국들도 손흥민처럼 신경을 쓰지 않는 공격수다. 한 마디로 '미지의 공격수'다.
그렇기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상대국들은 잘 모르는 황희찬의 움직임에 당황할 수 있다. 한국에 없던 유형의 공격수의 당돌함에 무너질 수도 있다. 손흥민 투톱 파트너로 유력한 황희찬이다. 손흥민을 향한 높은 의존도 역시 분산시킬 수 있다.
따라서 월드컵에서 한국 공격력의 핵심은 모두가 잘 아는 손흥민이 아니라 '미지의 황희찬'이라 할 수 있다. 손흥민이 검증된 실력을 보여주고, 황희찬의 잠재력이 폭발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한국은 한 단계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황희찬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잘츠부르크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2016~2017시즌 리그에서만 12골을 넣으며 팀 1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 시즌에도 리그를 포함해 총 13골을 넣으며 팀의 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에도 힘을 보탰다.
대표팀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했다. 저돌적인 움직임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한국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손흥민과 함께 뛴 경기에서도 손흥민 최고의 파트너의 모습을 보여줬다.
황희찬을 향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요소는 또 있다. 황희찬은 신태용 감독의 '야심작'이라는 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감독 시절 신 감독은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겸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준비하면서 황희찬을 처음 발탁했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 연령대 선수들보다 3세나 어린 그의 발탁은 파격이었다.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 유스 출신이 포항에 입단하지 않고 잘츠부르크로 입단해 논란이 일어난 상황이었다. 신 감독은 논란에 정면 돌파를 시도하며 황희찬을 품었다.
선택은 옳았다. 황희찬은 U-23 챔피언십 그리고 리우 올림픽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에게 '한국형 루니'라는 별명이 붙었다. 황희찬이 성인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것도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에게 신 감독이 추천한 결과물이었다. 신 감독은 그 누구보다 황희찬의 장점을 잘 알고 있고, 그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외신들도 서서히 황희찬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폭스스포츠'는 한국 대표팀의 핵심 선수 중 하나로 황희찬을 꼽으며 "황희찬은 3년 동안 잘츠부르크에서 활약하며 한국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한국의 선발로 나설 선수"라며 "임팩트가 강한 선수다. 수비수 앞에서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이 능력은 한국의 상대국 수비가 걱정을 해야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리얼스포츠'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손흥민이다. 그렇지만 한국에는 또 다른 유럽파 공격수 황희찬도 있다"며 "황희찬은 러시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손흥민과 함께 보여줄 역동성은 상대팀의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의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황희찬이 잘츠부르크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러시아월드컵에 나서는 한국의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황희찬의 경쟁력을 표현했다. AFC도 황희찬을 주목했다. AFC는 한국 대표팀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최근 흐름을 좋지 않다. 그럼에도 공격 재능을 가진 젊은 공격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황희찬은 오스트리아에서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유로파리그 4강 진출에도 큰 역할을 해냈다"고 설명했다.이어 "한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가 손흥민과 기성용이라면 22살의 황희찬은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러시아에서 빛날 가능성이 있다. 빼어난 활약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희찬은 현재 유럽 유수 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외신들은 황희찬이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헤르타 베를린 그리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리버풀 등에서 노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황희찬의 몸값은 약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할 일은 '미지의 공격수'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제대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경기는 1차전 스웨덴전이다. 신 감독은 가상 스웨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통해 황희찬을 스웨덴전 키 플레이어로 점찍은 상태다. 스웨덴전 활약과 결과에 따라 황희찬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이적설에도 탄력이 붙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