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 서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를 기록한 박상현은 최종 합계 21언더파로 이성호(31)를 1타 차로 물리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1타 차 2위로 출발한 박상현은 9번 홀이 끝났을 때 4타 차 2위로 뒤처졌다. 그러나 박상현은 10번 홀부터 12번 홀까지 3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다시 흥미진진한 경기를 만들었다.
11번 홀까지 5타를 줄이며 순항했던 이성호는 박상현이 12번 홀(파3)에서 6m 버디를 성공시키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0.8m짜리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면서 보기를 기록했고 승부는 1타 차 박빙이 됐다. 이성호는 14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러프에 빠뜨려 3온을 시킨 뒤 3퍼트로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범했다. 박상현도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승부는 원점이 됐다.
17번 홀까지 동타를 기록한 둘의 운명은 18번 홀(파4)에서 갈렸다. 이성호의 티샷은 왼쪽으로 당겨졌고,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쪽에 떨어지면서 파에 그쳤다. 박상현은 두 번째 샷을 홀 3m에 붙인 뒤 끝내기 버디를 잡았다. 지난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이어 시즌 2승째이자 통산 7승 째. 우승 상금 2억 원을 받은 박상현은 상금랭킹 1위(4억2880만원)로 올라섰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활동과 병행하면서 4개 대회 출전 만에 2승을 거둔 박상현은 “이 상승세를 다음 주 열리는 코오롱 한국오픈까지 이어가겠다. 다승을 거둬 남자 골프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다. 가급적 더 많은 국내 대회에 출전 하겠다”고 했다. KPGA코리안투어는 2007년 김경태, 강경남 이후 3승 이상을 거둔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이날 17번 홀(파3)의 핀 위치는 전날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이 직접 투표해 선택한 왼편 뒤쪽으로 정해졌다. KPGA코리안투어에서 갤러리가 선수들이 플레이할 홀의 핀 위치를 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GTO 통산 6승을 거둔 고바야시 신타로(32·일본)는 “3년 전에 일본프로골프선수권에서도 팬들이 마지막 날의 핀 위치를 정한 적이 있다. 팬들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애정을 갖게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취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바야시는 이 홀에서 치명적인 4퍼트 더블보기를 범하며 발목이 잡혔고 4타 차 공동 3위로 우승 꿈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