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2박 3일간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이번 방러 마지막 일정으로 24일(한국시간) 오전 0시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관전한다. 이날 경기에서 문 대통령은 응원용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선수들을 응원할 예정이다. 또 경기 후에는 라커룸으로 내려가 선수단을 격려하기로 했다.
최영일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단장은 21일 "문 대통령이 멕시코전 경기 중에 붉은색 응원 티셔츠를 입고 응원하실 계획"이라며 "경기 초반만 보고 떠나시는 게 아니라 경기가 끝날 때까지 90분 동안 관전하신다고 들었다. 또 경기가 끝난 뒤에는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관 없이 라커룸으로 내려가 선수들을 격려하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는 문 대통령 외에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등도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함께 응원할 예정이다. 한국 대통령이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를 관전하는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김 전 대통령은 4강 진출 쾌거를 이뤘던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의 4경기를 직접 관전했다. 4강 신화의 서막을 연 폴란드와 조별리그 1차전(2-0 승리)을 비롯해 박지성이 그림 같은 결승 골을 터뜨린 포르투갈과 3차전(1-0 승리) 그리고 승부차기 대결 끝에 승리한 스페인과 8강전을 관전했다. 김 전 대통령이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한국의 승리가 이어지자 긍정적인 징크스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독일에 아깝게 0-1로 진 준결승 때도 경기장을 찾아 '김 전 대통령 직관 전승'은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의 '직관'은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스웨덴과 1차전에서 0-1로 패한 한국은 멕시코에 패할 경우 2패가 돼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적이다. 저조한 관심과 '3전 전패'라는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 출발한데다, 스웨덴전 패배로 비난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라 선수들은 의기소침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러시아를 방문해 응원하는 건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