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데이팅 앱’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가족이나 친구를 통해 어렵게 만남을 주선받던 불편함을 깨고, 쉽게 이성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에 2030세대의 지갑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구글 앱마켓을 기준으로 200개가 넘는 데이팅 앱이 출시됐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국내에 진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수백만 2030세대 싱글 호응에 쑥쑥 크는 데이팅 앱 시장
24일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과 애플 앱마켓에서 게임을 제외한 한국 소비자 지출 합산 상위 10개 앱 중 4개가 데이팅 앱이었다. 2016년 3개에서 하나 더 추가됐다. 또 올해 4월 기준으로 구글 앱마켓의 매출 비게임 100위권 중 48개가 소개팅 앱이었다.
업계는 국내 소셜 데이팅 앱 시장이 올해 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는 1000억원 규모로, 2015년과 비교했을 때 2배가량 성장했다.
현재 국내 데이팅 앱 시장은 누적 가입자 수 400만 명의 데이팅 앱 ‘아만다’가 견인하고 있다.
아만다는 프로필 사진을 심사해 일정 점수 이상을 받은 사용자만이 이용할 수 있어 회원 가입 절차, 일명 ‘물 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사진을 3장 이상 올려 기존 회원들이 매긴 점수가 5점 만점에 3점을 넘지 못하면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외모로 평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출시 2년 만에 업계 1위로 성장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50% 성장한 1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아만다의 지난해 매출은 66억원이었다. 지난 4월에는 기업 성장성을 인정받아 국내 패션의류 업체인 메타랩스에 경영권이 인수되기도 했다.
아만다 외에도 2위 ‘정오의 데이트’, 3위 ‘심쿵소개팅’, 4위 ‘당연시’, 5위 ‘글램 - 프리미엄 소개팅(누적 가입자 수 100만 명)’ 등이 데이팅 앱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데이팅 앱은 기본적으로 ‘무료 이용’이 가능하나, 유료 서비스로 더욱 원활한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예를 들어 아만다의 경우 ‘리본’이라는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 상대에게 호감을 표시하거나(5개) 대화창을 개설할 때(30개) 소모하도록 돼 있다. 현재 아만다는 리본 100개 기준으로 1만3500원이다.
신규 가입자에게는 리본을 무료로 우선 지급, 결제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만다 관계자는 “게임과 비슷하다.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서비스를 더 즐기고 싶은 소비자가 유료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라며 “이렇게 아만다에서는 12초마다 새로운 커플이 매칭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만다를 사용하고 있다는 박모씨(36)는 “1개월에 5만원 정도는 크게 부담되지 않아 결제하고 있다”며 “괜찮은 사람이 생기면 한 달에 1~2회 정도 소개팅처럼 만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데이팅 앱의 성장은 모바일 앱을 통해 새로운 만남을 하는 것에 대한 2030세대의 심리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더 많은 상대와 더 빠르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심리가 결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전화보다 ‘문자’를 선호하는 세대에게 데이팅 앱은 접근성이 매우 좋고, 누군가 주선해 주는 소개팅보다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페이스북·틴더 등 글로벌 기업도 군침
국내 데이팅 앱 시장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공략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대표 데이팅 앱 ‘틴더’는 이미 세계적으로 5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며 매일 2600건의 매칭이 발생하고 있는 최대 서비스다. 틴더는 지난 2015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지만, 국내 서비스들의 기세에 눌려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를 광고 모델로 기용, 승리와 함께하는 ‘시크릿 파티’를 여는 등 국내 시장 공략을 이어 가고 있다. 동남아시아 데이팅 기업 런치액츄얼리그룹의 바이올라AI도 올해 국내시장에 진출을 예고했다. 바이올라AI는 가짜 사진 등록을 방지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며, 자신의 영상을 촬영해 등록하도록 돼 있다.
페이스북도 이미 구축된 세계 20억 명의 최대 소셜 네트워크망을 기반으로 올 하반기에 모바일 데이팅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