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왕자' 무함마드 살라흐(26)가 대표팀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과 ESPN 등은 25일(한국시간) "살라흐가 이집트 대표팀 훈련 캠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면 대표팀에 다시 복귀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 살라흐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 등과 득점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어깨를 다쳐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팀은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무엇보다 대표팀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집트는 이슬람 자치공화국인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체첸공화국의 수반 카디로프는 자신을 반대하는 정치인과 성 소수자 탄압 때문에 서방 국가들과 인권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독재자다.
살라흐는 월드컵 개막에 앞서 훈련장을 방문한 카디로프와 함께 사진을 찍어 체제 선전에 이용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체첸공화국 명예시민증까지 받은 뒤에는 팬들의 비난이 더 거세졌다.
살라흐의 측근은 CNN에 "살라흐가 축구가 아닌 누군가의 정치적인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이용당하는 상황을 불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도 ESPN에 "살라흐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고 싶어한다. 대표팀을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집트축구협회는 CNN에 "살라흐가 대표팀을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모든 일정은 살라흐에게 알려주고 있고, 그의 결정에 따라 진행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