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손승연(24)이 '복면가왕' 동방불패 가면을 벗고 환하게 웃었다. 정체는 지난 17일 방송된 MBC '일밤- 복면가왕'을 통해 공개됐다. 8연승에서 멈췄다. 음악대장 국카스텐 하현우(9연승)의 기록을 넘어서진 못했지만, '여성 가왕 최고'라는 타이틀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가창력이 단연 독보적이었던 그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복면가왕' 무대를 떠났다.
- 개인적으로 '복면가왕'은 어떤 프로그램이었나. "그간 경연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해 봤는데 성대가 좋지 않은 상태로 장기간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성대가 많이 닫혔었다. 상처에 혹이 생겨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시술을 두 번 정도 받았는데 재발됐다. 결국 수술을 권하더라. 마지막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폴립이 딱딱한 상태는 아니니 재활 치료를 해 보자고 했다. 반신반의하면서 재활했는데 효과가 있더라. 집중 치료를 받고 무대에 섰다. 종종 '손승연이 예전 같지 않다'는 댓글이 있었다. 그들에게 아직 건재하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였다. 온전히 노래에만 집중한 시간이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꼽는다면. "아무래도 고(故) 종현의 '혜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곡을 들려주고 싶었다. 바다 밑에 숨겨져 있는 곡을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좋은 곡이 있는지 몰랐다는 분도 있었고, 내 목소리로 들으니 새로웠다는 의견도 있어서 뿌듯했다."
- 패널들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저분의 성대는 나라에서 보호해야 할 것 같다' '셀린 디온의 노래를 들으러 나갈 필요가 없다. 한국에서 봐도 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가 됐다' 등 극찬을 많이 받았다. 그저 감사하다."
- 말할 수 없어 답답했던 때가 있었나. "패널단이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는 말을 해 줬던 무대가 있었다. 난 '복면가왕' 처음부터 끝까지 컨디션이 좋았던 적이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웃음) 좋은 말을 많이 해 주니 아픈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 '티가 별로 나지 않는구나!' 싶어 안심했다."
- 가장 위협적이라고 생각했던 경쟁자는. "(지)세희 언니가 제일 위협적이었다. 나온지도 몰랐다. 3라운드 무대를 가왕 자리에 앉아서 듣는데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있나!' 감탄하면서 들었다. 너무 잘하더라. 나와 득표 차가 10여 표밖에 나지 않았다. 누군지 궁금했는데 세희 언니였다. 그런데 내게 언질조차 없었다. 우리 우정에 금이 갔다.(웃음)"
- 새로운 가왕 밥로스에게 조언해 준다면. "밥로스씨가 누군지 알 것 같다.(웃음) 굉장한 체력전이다. 체력을 많이 비축해야 한다. 많이 자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선곡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근데 밥로스씨는 잘할 것 같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 경연 프로그램에 대한 노하우가 있나. "편곡 방향이나 이 곡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굉장히 빠르게 분석한다. 리스트를 받으면 이런 곡들은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그림이 그려지는 게 있다. 선곡을 누구보다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또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게 다양한 시선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 성대폴립 증세는 완화됐나. "수술해야 없어지는 건데 수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평생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 수술해도 모든 환자가 재활 치료를 하지 않나.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재활로 이 정도까지 끌어올렸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성대가 늙기 때문에 예전만큼 강한 성대는 아니지만, 무리하지 않고 관리에 힘쓰고 있다."
- 앨범 계획은. "콘서트부터 기획하고 있다. 앨범은 내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아직 정규 앨범을 낸 적이 없다. 정규를 내려고 생각 중이다. 내가 작곡해 놓은 곡들이 있는데 타이틀곡까지는 아니지만, 수록곡에라도 넣고 싶다."
- 요즘 관심사는. "여행과 운동이다. 꾸준히 필라테스를 하고 있지만, 액티비티를 좋아한다. 수상 레저 스포츠도 좋아하고 활동적인 스포츠를 좋아해서 그런 것들 보면 하고 싶은 욕구가 치솟는다. 겨울에 방콕으로 가족 여행을 가려고 계획하고 있다. 가족끼리 처음 해외로 가는 거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연애하고 있나. "이런 질문이 나올 때마다 싱글이라고 하는 것도 웃길 것 같다. 그냥 기회가 닿을 때 조용히,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웃음)"
- 20대 안에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해외 아티스트들과 작업해 보고 싶다. 항상 꿈꾸고 있는 것이라 20대에 이룰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가수 브루노 마스를 정말 좋아한다. 펑키한 레트로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기회가 닿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