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S3’를 구매한 이용자들이 배터리가 빨리 닳는 일명 ‘배터리 광탈(광속 탈락의 준말)’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발열로 100% ‘완충(완전히 충전의 준말)’도 안 되는 증상까지 겹쳐 나타나고 있다. 삼성도 이를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가만히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이용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발열에 '완충'도 안 돼… 반나절도 안 가 배터리 ‘0%’
삼성전자가 2016년 말 내놓은 갤럭시 기어S3는 프론티어·클래식 2가지 모델이다. 사전 판매 온라인 물량이 5시간 만에 동나는 등 인기가 상당했다.
그러나 2년이 채 되지 않은 갤럭시 기어S3에 ‘배터리 광탈’ 문제가 나타났다. 배터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으로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배터리 관련 에이에스(AS) 후기 등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배터리 광탈로 불편을 겪었다는 소비자 A씨는 “갤럭시 기어S3 프론티어 타이젠 3.0 업데이트 이후 배터리가 10시간도 못 가는 것 같다”며 “배터리를 교체했는데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 역시 “새 배터리에 설정을 아무것도 건들지 않았는데도 배터리가 심하게 닳아 초기화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며 “삼성 헬스에서 비정상적으로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갤럭시 기어S3의 운영체제(OS)는 ‘타이젠 3.0’으로 지난해 11월 업그레이드됐다. 당시 펌웨어 업데이트로 갤럭시 기어S3에 ‘삼성 헬스’ 등 기능이 추가된 바 있다.
점입가경으로 갤럭시 기어S3에서 ‘충전 중 온도가 높아 충전이 안 된다’는 팝업 메시지가 뜨며, 발열 때문에 100% 완전 충전이 되지 않는 문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서비스센터를 다녀왔다는 소비자 C씨는 “발열에 충전이 되지 않는 증상이 발생해 서비스센터에 방문했더니, 삼성에서 펌웨어 문제인 것을 파악하고 있고, 그 전에 임시 수정 펌웨어를 입힐 수 있다고만 안내해 줬다”며 “소프트웨어 문제니 새로 나올 때까지 그저 기다리라는데 할 말이 없었다”고 분노했다.
문제는 배터리? OS?… 삼성전자 “조만간 업데이트”
배터리 발열과 광탈 증상은 하드웨어적인 문제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 충전 결함이나 발열 등은 배터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펌웨어 등 운영체제 내 소프트웨어 작동에 전력 소비 등이 많아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용자 사이에서 이 문제가 타이젠 OS 오류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그레이드한 뒤 배터리 광탈과 발열 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온라인상에서 비슷한 증상이 있는 소비자들이 모여 한국소비자원 등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펌웨어 업데이트로 인한 증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갤럭시 기어S3의 가장 최근 펌웨어는 지난 5월 28일부터 배포된 바 있다. 당시 펌웨어는 갤럭시 기어S3의 시각 접근성 개선과 전화 수신 시 베젤을 돌려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정도였다.
삼성전자 고객센터에도 이와 관련해 이미 갤럭시 기어S3의 배터리 발열 등 문제가 수 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고객 콜센터에 갤럭시 기어S3의 문제를 이야기하자 바로 '충전 중 팝업 창이 떴는지'를 확인한 뒤 “펌웨어 업데이트 이후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니, 수정된 펌웨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안내했다. 새로운 펌웨어는 11일 예정돼 있다고도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문제는 가장 최근 펌웨어 업데이트 진행 이후 6월부터 발생하고 있다”며 “시기는 단정 지을 수 없으나 머지않아 수정된 펌웨어가 나올 예정이다. 통신사와 연계된 상품이라 시일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