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자'가 바다 위 표류하고 있다. '사자'는 박해진·나나를 주연으로 네 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다. 지난 1월부터 촬영이 시작돼 무사히 사전제작으로 마칠 줄 알았지만 두 달간 촬영이 멈춰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당초 지난해 첫 삽을 뜨고 진행됐어야 하나 일정이 조금 밀렸다. 이후 3월 말 촬영이 완료됐어야 하나 기한을 넘겼고 7월 중순으로 접어든 현재 시점에 찍어둔 건 불과 4회다. 반년 이상을 '사자'에만 매달렸지만 결과물은 한 달 치도 안 된다. 이 와중에 제작사와 배우들의 입장도 다르다. 누구 말이 맞고 틀린지 타임라인으로 알아봤다.
→2017년 8월 '사자' 제작이 공식 발표됐다. 박해진·나나·곽시양·이기우·박근형 등이 캐스팅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용팔이'를 연출한 오진석 감독이 PD로 내정됐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빅토리콘텐츠와 박해진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가 공동제작사로 참여.
→2018년 1월 대구광역시의 협조를 받아 첫 촬영장을 공개했다. 감독은 장태유로 바뀌었다. 주연 배우들 네 명이 대구로 내려가 언론 앞에서 첫 촬영을 기념해 소감을 주고 받았다. 신예 장희령은 주연급으로 캐스팅됐으나 이날 이후 하차했다. 공동제작사 빅토리콘텐츠가 단독으로 제작을 맡았다.
→3월 15일 최초 배우들이 계약한 촬영 만료일이다. 요즘 사전제작물이 제 날짜에 끝나긴 쉽지 않다. 모두 기한을 한참 넘어서게 되고 '사자'도 지난해 크랭크인을 하지 못 해 연기될거란 예상은 돼 있었다.
→5월 8일 장태유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당초 정해진 예산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요구를 해왔고 작가교체를 요구했다. 이를 받아주지 않을 시 사퇴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하고 이후 빅토리콘텐츠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5월 10일 공식적인 마지막 촬영일이다. 이날 이후 제작진 및 배우들 모두 다시 만나지 못 했다. 당연히 다른 작품을 참여하는 건 할 수 없다. 예능이나 광고, 화보 촬영 등 밀린 스케줄을 소화했다.
→5월 중순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가 이미 공동제작사로 지위를 내려놓은 상황임에도 제작 관련 계약을 하는 등 제작사의 역할을 수행. 포털사이트 드라마 소개란에 제작사로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이름을 올려 주체를 오인하게 하는 혼선 초래.
→6월 말 장태유 감독이 병원에 입원해 일주일간 치료를 받았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연출팀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현 상황이 담긴 사진을 보냈다. 퇴원을 했지만 제작사 및 배우들과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
→7월 초 빅토리콘텐츠는 새 감독을 물색 중이다. 장태유 감독이 연출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고 언제까지 촬영을 기다릴 수 없어 새 연출가는 찾아 나섰다. 문제는 배우들이 받아들이냐다. 새 연출가가 올 경우 배우들이 촬영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제작사는 최대한 일정을 조율해 이달 내 다시 모이겠다고 했지만 그게 언제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7월 10일 배우들은 '빠른 시일에 촬영이 재개되길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배우 입장에서도 반년 이상을 공들인 작품이고 4회 분량이 나왔는데 무산되는게 좋을 리 없다. 그러면서 강조하는 전제는 '빠른 시일'이다. 마냥 기다릴 수 없으니 최대한 빨리 판을 깔아달라는 입장. 제작사는 이달 내 촬영을 재개하고 9월 말까지 촬영을 종료하겠다고 못 박았다. 좋은 퀄리티의 드라마를 뽑아냈기에 무산은 절대 있을 수 없고 올해 안에 내보내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